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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 ~ 40만원에 수용한 땅을 공장 지으려니 222만원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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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규모 공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거나 기업도시에 관심을 갖던 기업들이 비싼 땅값 때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화성 동탄지역 반도체 공장 증설이 난관에 봉착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동탄 신도시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가 평당 20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을 요구해 도저히 공단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감사원 기업불편신고센터에 민원을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사업은 2010년까지 동탄지역 16만7000평에 차세대 D램과 플래시메모리.퓨전메모리.시스템온칩 등을 생산하는 반도체 라인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600억달러의 투자비가 소요되며 완공시 1만8000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토지공사는 토지 구입을 추진하는 삼성전자에 대해 감정평가 작업을 거쳐 3~4개월 전 평당 222만원의 공급가를 제시했으나, 삼성전자는 이 경우 용지구입비로만 3700억원이 들어간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단지를 짓고 있는 삼성전자의 충남 아산 탕정 단지나 LG필립스LCD의 파주 단지의 경우 건설교통부에 의해 산업단지로 지정돼 평당 수십만원대의 가격에 수용이 끝났지만 이 지역의 경우 인근이 택지지구인 데다 토지공사가 관여하게 되면서 땅값 분쟁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불과 2~3년 전 30만~40만원에 수용한 땅을 200만원이 넘게 팔겠다는 것은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는 지나친 요구"라면서 "화성 동탄공장은 삼성이 기존의 기흥공장을 대신해 '세계 반도체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려는 곳이라는 점을 감안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공 동탄사업담당 관계자는 "삼성에 제시한 토지가격은 감정평가사가 객관적으로 한 것"이라며 "용지를 조성하면서 전기.교통.수도 등 기반시설에 상당한 투자를 했기 때문에 토지 가격이 과다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현상.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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