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게] 포스코, 용광로처럼 뜨거운 '나눔 전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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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이구택(맨 오른쪽)회장이 부인 이정란(오른쪽에서 둘째)씨와 함께 26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아름다운 나눔장터’에서 임직원들이 기증한 물품을 팔고 있다. 김성룡 기자

첫눈이 흩날리던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센터 1층 로비광장. 헌 물건을 파는 일일점원이 된 이구택(58) 포스코 회장과 부인 이정란(51)씨가 끝없이 밀려드는 손님을 맞고 있었다.

이날 행사는 '중앙일보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가게'가 포스코와 공동으로 개최한 '아름다운 나눔장터'.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포스코 센터와 아름다운 가게 전국 27개 매장은 장터를 찾는 시민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쇳물 같은 '철강맨'들도 이날만은 연두색 앞치마를 두른 수완 좋은 상인들로 변신했다.

"맛있는 오징어 사세요. 지금 안 사시면 포항 가셔도 못 구합니다."강창오(62) 사장의 넉살 좋은 입심에 오징어.돌미역 등 포항제철소 인근에서 가져온 특산품이 금세 바닥났다.

장터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는 김명희(54.대치동)씨는 "싼값에 좋은 물건을 사는 맛도 쏠쏠하지만 직원들의 따뜻한 모습이 더 보기 좋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회장이 가죽가방을 내놓은 것을 비롯, 프로축구 포항스틸러스와 전남드래곤즈 선수들의 유니폼, 포스데이타에서 사용하던 컴퓨터 40대 등 계열사 임직원 3만명이 9만4000여점을 기증했다.

이 회장은 "모든 사회기반 시설에서 역할을 다하는 철처럼 사회 구석구석에 나눔의 정신을 퍼뜨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5월 포스코 봉사단을 창단, 모든 직원이 매달 불우한 이웃을 찾는 사회봉사 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아름다운 가게에 물품 수거용 트럭 1대와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 수거함 100개를 기증하는 등 가게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올 한 해 아름다운 가게에 총 13만6000여점의 물건을 기증해 단일 그룹 최고 기록도 갖고 있다. 포스코는 이틀 동안 행사에서 올린 수익금 7477만원을 전액 가게에 기부했다.

김은하 기자 <insight@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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