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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발레 ‘심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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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 심청이 인당수로 몸을 던진다. 이어 디지털로 촬영한 수중 장면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유니버설발레단이 24~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리는 창작 발레 ‘심청’의 한 장면이다.

발레, 디지털 옷을 입다

심청은 1986년 초연 이후 뉴욕 링컨센터·워싱턴 케네디센터 등 10개국 40개 도시에서 150회 넘게 공연됐다. 국내 관객과는 2004년 이후 6년만의 만남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색다른 시도를 선보인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1 막‘인당수’와 2막 ‘용궁’ 장면에 디지털 영상을 도입한 것. 인당수 장면은 심청이 물속에 뛰어든 후 용왕과 만나는 2~3분 분량이다. 푸른빛이 감도는 수중 영상이 몽환적이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2막에서는 작품 배경이 되는 용궁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영상이 마치 무대 세트처럼 쓰인다.

유니버설발레단 측은 “초연 당시 아날로그 세대를 감동시켰다면 24년이 지난 지금은 디지털 세대까지 포용할 것”이라며 “무대에서는 표현하기 어려웠던 수중 장면을 보다 생동감 있고 환상적으로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수중 장면은 지난달 18일 경기도 포천의 한 수중촬영전문 세트장에서 진행됐다. 황혜민·안지은·엄재용 등 3명의 무용수가 5m 깊이의 수조에서 13시간 동안 촬영했다. 무용수마다 20~30번씩 물속으로 뛰어드는 강행군이었다. 그냥 머물기조차 버거운 물속에서 무용수들은 섬세한 표정과 자연스런 몸짓의 독무와 2인무 등을 선보인다. 수석무용수 황혜민은 “물속에 빠졌을 때 심청이 느꼈을 두려움이 뼛속까지 와닿았다”며 “심청의 이러한 감정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번 작업은 강수진의 갈라 ‘더 발레’ 영상에 참여했던 비주얼디렉터 최서우씨가 맡았다.

심청은 영상 이외의 볼거리도 풍성하다. 뱃사람들의 의상은 그물을 덧대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멀리 연못이 보이는 왕궁 세트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뱃사람들의 역동적인 남성군무, 심청이 인당수에 뛰어드는 고공낙하 장면, 용궁에서 펼쳐지는 심청과 용왕의 2인무, 심청과 왕의 달빛 2인 무도 명장면이다.

중년 심청으로 카메오 출연

이번 공연에서는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이 카메오로 출연하는 프롤로그가 추가된다. 초연 당시 심청을 연기했던 문 단장은 2001년 발목 부상 악화로 무대를 떠났다. “그때 갑작스런 부상으로 ‘심청’이 은퇴공연이 됐다”는 문 단장은 “무대에 서는 시간이 짧은 데도 지금부터 가슴이 떨린다”고 말했다.

문 단장은 프롤로그 부분에 중년의 심청으로 잠깐 등장한다. 토슈즈 대신 꽃신을 신고 30초~1분간 춤도 보여준다. 출연 분량은 3~4분가량이다. 심청은 황혜민·강예나·안지은·강미선·한서혜가 번갈아 맡는다. 1만~8만원.

[사진설명]창작 발레 ‘심청’이 디지털 영상을 도입한 무대를 선보인다.

▶문의=070-7124-1733

<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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