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0 워킹 캠페인 ② 걷기의 종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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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걷기 열풍이다. 걷기가 좋다고 하니 요즘엔 별의별 걷기가 다 등장했다. 걷기의 종류를 알아본다.

우선 워킹(walking). 걷는 행위 전반을 뜻한다. 집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산책과 비슷하다. 워킹은 일반적인 개념이므로 ‘스포츠 워킹’처럼 앞에 특정한 용도를 붙여 활용할 수 있다.

하이킹(hiking)도 원래는 걷기다. 심신 수양과 단련을 목적으로 산과 들에서 즐기는 도보 여행을 뜻한다. 요즘엔 야외 활동 전반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확장됐다. 자전거 하이킹이 그 예다.

최근 대세는 트레킹(trekking)이다. 가벼운 산행으로 통하는데 원래는 등산 용어다. 고도 5000m 이상을 오르면 등반(climbing)이고, 그 이하를 오르는 건 트레킹으로 분류된다. 히말라야 원정대 베이스캠프가 보통 해발 4000~5000m에 설치되는데 평지에서 베이스캠프까지 올라가는 걸 트레킹이라 부르고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정상을 공격하는 걸 클라이밍이라고 부른다. 클라이밍을 흔히 암벽 등반으로, 트레킹을 정상 공격 산행이 아닌 능선 산행으로 이해하는 방식도 고산 등반의 분류법에서 비롯된 것이다.

트레일(trail)도 있다. 단어 자체는 오솔길을 의미한다. 새로 뚫은 도로가 아니라 사람이 오랜 세월 지나 다녀 자연스레 다져진 좁고 꼬불꼬불한 길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에선 요즘 들어 ‘걷기 여행’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쓰이기도 한다. 제주 올레나 지리산 숲길이 대표적인 트레일인데. 그 트레일을 걷기 위해 먼 여행을 감수하면서 ‘걷기 여행’까지 의미하게 된 것이다. 한국적 변용인 셈이다.

걷기의 여러 개념을 응용하면 다음과 같다. 백두대간 능선을 종주하면 트레킹이다. 그러나 제주 올레나 지리산 숲길을 걷는 건 ‘트레일 워킹’이 맞다. 각 지자체가 트레킹 코스 운운하며 길을 내고 있는데, 산을 오르지 않는 이상 트레일로 고쳐 써야 한다. 지리산 숲길의 홈페이지 주소가 ‘trail.or.kr’이다. 개념을 정확히 적용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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