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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전 대한전선 사장 “본업인 전선사업에 역량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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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지금은 전선사업에 집중한다는 각오뿐입니다.”

11일 서울 회현동 본사에서 만난 강희전(59·사진) 대한전선 사장은 인터뷰 내내 “본업인 전선사업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전선은 2002년부터 무주리조트·쌍방울(태평양통상에 매각)·명지건설(현 TEC건설)·남광토건·온세텔레콤 등 10여 개 회사를 사들이면서 인수합병(M&A)의 스타로 불렸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지자 자금난이 닥쳤고 현재는 채권단과 약정을 맺고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대표이사로 선임돼 구원투수 역할을 맡은 강 사장은 “이탈리아 전선회사 프리즈미안 지분 매각(4000억원), 유상증자(1800억원)가 마무리돼 연말까지 2조원대인 차입금을 1조5000억원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사장으로서는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전선사업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게 당면 과제다. 자신이 전선사업본부장과 생산기술부문장을 겸임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강 사장은 “선진국에선 교체 수요, 중동에선 신규 수요가 많아 초고압 전력망이나 광통신선 등은 연 10~15%씩 성장하고 있다”며 “현 2조원대인 매출을 2015년 매출 5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내년 세계 최대 규모인 충남 당진공장을 가동하고 베트남·남아프리카공화국·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생산망을 구축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자신감도 생겼다. 얼마 전 이 회사는 쿠웨이트 등에서 초고압 전력망 사업을 수주했다. 강 사장은 “선진국 경쟁사가 저가 수주로 시장을 어지럽혔다고 우리를 비난했지만 사실 기대 이상으로 남는 장사였다”며 “경쟁력이 입증된 만큼 세계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지난 8년여의 롤러코스터 행진에선 어떤 교훈을 얻었을까. 그는 “지나고 보니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대답했다. “M&A 소식을 접할 당시엔 사세가 확장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지요.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왜 그런 전략을 구사하는지’에 대해 내부 소통과 설득이 부족했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아쉬움에서였을까. 강 사장은 다음 달부터 20여 명의 팀장급 간부를 6개월간 경기도 안양공장에서 연수시키면서 회사의 어젠다를 새로 만들 계획이다. “크게는 중장기 전략, 작게는 일하는 방법까지 스스로의 개혁 과제를 만들고 시행한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강 사장은 최근 공동경영 체제로 운영되던 남광토건의 2대 주주 지분을 인수한 것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경우를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시장에선 대한전선이 남광토건을 재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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