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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해외여행상품… 쇼핑·옵션 바가지로 벌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9.11 테러 이후 항공산업과 여행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여행사들은 심각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저가의 상품을 개발해 관광객 모집에 나서고 있다.

특히 '덤핑 상품의 대명사'로 인식돼온 태국 방콕-파타야 상품(3박5일)은 겨우 29만9천원에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방콕 노선의 왕복 항공요금(57만원)에도 못 미치는 상상 밖의 가격이다.

현재 저가의 방콕 상품은 '노 투어 피(No Tour Fee)'라고 해서 여행사가 할인 항공요금만 받고 현지에서 나오는 지상비(地上費) 등을 포기한 채 여행객을 모집하는 것을 말한다.

원가 계산을 해보면 상품가의 대부분은 항공요금으로 지불된다. 공항에서 여행객을 태우는 버스는 쇼핑센터에서 무료로 제공받는다.

또한 호텔 요금은 객실당 3박에 1인당 80~90달러인데 대부분 현지 여행사가 대신 지불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여행사들은 숙박비.식사비.입장료와 현지 여행사의 이익을 남기기 위해 여행 일정에 서너번의 쇼핑과 선택 관광을 포함시킨다.

방콕.파타야에서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선택 관광은 알카자 쇼(정상요금 미화 5달러).안마(시간당 3달러).시내 관광(25달러)을 꼽을 수 있다.

현지에서 가이드가 제시하는 비용은 알카자 쇼 30달러, 안마는 2시간에 40달러, 시내 관광 50달러선. 이는 정상가의 2백~7백%나 된다.

그런가 하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일부 쇼핑센터는 일반 상점보다 상품을 3~4배 비싸게 판다는 추정도 나온다. 판매가의 상당 부분은 현지 여행사와 국내 여행사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얘기도 돈다.

특히 현지 쇼핑센터에서는 한약재.꿀.보석 등 대량 생산이 안되고 공정가격이 모호한 상품을 주로 취급하므로 관광객이 정확한 상품가를 알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여행객이 현지에서 "나는 피곤하니까 투어에 참가하지 않고 호텔에서 쉬겠다"고 말하면 가이드로부터 불친절한 서비스는 물론 '왕따'를 당하기 십상이다. 가이드를 좇아 모든 일정대로 따라다니면 여행 상품 값보다 현지에서 사용하는 경비가 더 들어갈 수도 있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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