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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민들레 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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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노랗게 피었던 민들레들이 하얀 갓털(관모)을 피워 올렸다. 민들레 갓털을 손가락으로 잡아서 뽑아 보면 아래쪽에 길쭉하고 까만 것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게 바로 씨앗이다. 민들레 꽃이 피었을 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그만 꽃들이 모여 하나의 큰 송이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하나하나가 열매를 맺은 것이다.

가수 박미경이 부른 노래 ‘민들레 홀씨 되어’는 오랜 세월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다. 그런데 올 초 그는 자신의 노래가 과학적 사실에 혼란을 준 것에 사과했다. 민들레는 홀씨로 번식하지 않는데 ‘홀씨’라고 표현했다는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노래가 히트한 뒤 민들레는 홀씨가 아닌 포자로 번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그의 태도를 높게 평가하지만 보도가 사실이라면 아쉬운 점이 있다. ‘홀씨’와 ‘포자’가 같은 뜻이기 때문이다. 식물은 크게 꽃식물과 민꽃식물로 나뉘는데 꽃식물은 꽃을 피워 씨로 번식하고 민꽃식물은 꽃 없이 홀씨로 번식한다. 민꽃식물에는 조류(藻類), 이끼류, 양치식물 등이 있다. 민들레는 꽃식물이므로 홀씨나 포자가 아니라 ‘씨’로 번식한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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