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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수능 이후 '핵심 체크' 전문가 좌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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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내 점수로 어디를 갈까."

7일 수능시험을 보고 집으로 돌아와 정답을 확인한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제일 먼저 이런 고민을 했을 것이다. 올해 수능은 지난해와 여러 가지로 차이점이 많다.

우선 난이도가 서로 달라 지난해 입시자료가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올해 처음 등장한 수능 등급도 대학들이 자격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대강 채점해 본 결과 잘 본 영역 성적은 반영하지 않고, 잘못 본 것 같은 영역에 가중치를 줘 낙담케 하는 대학도 있다. 올해 무사히 합격할 수 있을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는다.

숱하게 바뀌어온 대학입시 분야에서 10여년간 몸담아온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 교육컨설팅본부장과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이 7일 본사에서 만나 이같은 '혼돈'의 상황을 헤쳐나갈 방안들을 풀어놨다.

-수능을 끝낸 수험생들은 이제 무엇을 해야하나요.

▶김=11월 7일 이후에도 27개대가 수시모집 2학기 원서접수를 합니다. 가천의대,가톨릭대, 숭실대, 한양대, 을지의과대, 한동대 등이 그래요. 정시모집에서 군별로 세 번 지원하기 이전에도 원서 쓸 수 있는 기회가 한번 더 있는 셈이니 이를 이용하는 전략이 상당히 중요하지요. 또 고3 학생들은 9일부터 기말고사를 보는데 이 성적이 반영되므로 신경을 써서 치러야 합니다.

▶이=정시모집에서는 수험생 각자가 채점한 결과를 보고 잘 본 영역을 중심으로 지원할 대학을 골라야 합니다. 상위권 대학이 총점을 기준으로 해서 1단계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고,2단계에서는 특정 영역 성적이 안 좋으면 탈락시키는 등 수능을 여러 방법으로 활용합니다.

-이번 수능 성적이 안 좋은 수험생들은 남은 기간에 논술.면접 준비를 잘 하면 수능성적의 불리함을 뒤집을 수 있는지 궁금해 합니다.

▶김=지난해엔 수능이 너무 쉽게 출제돼 동점자가 많았지요. 그러다 보니 논술 성적으로 수능을 뒤집는 일도 자주 있었습니다. 올해는 어렵게 출제되다 보니 수능의 영향력이 커져서 지난해와 달리 논술로 만회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정시모집 전체를 놓고 보면 수능성적이 절대적인 게 사실이에요. 서울대처럼 단계별 적용을 하는 대학의 경우 수능성적이 1단계로만 활용되고 2단계에선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면접.구술고사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다단계 전형하는 대학에선 논술.면접 등이 막판 승부처가 될 수 있습니다.

-정시까지 남은 기간에 대비할 시간은 충분한가요.

▶김=지난해는 수능성적 발표로부터 원서접수 마감까지 20일 동안 수험생들이 지원 대학.학과를 탐색할 기회가 있었지만 올해는 원서 마감일이 12월 13일이어서 그 기간이 10일에 불과합니다. 이 기간에 지망 대학,논술 응시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입니다.

▶이=수능성적이 나온 다음엔 시간이 없어요. 남은 기간을 진로 탐색 기간으로 정하고 어떤 대학.학과를 가야할지, 논술은 볼지 안 볼지 등을 미리 생각해둬야 합니다.

-올해 수시모집에서 복수합격자들의 등록 포기 때문에 정시모집 정원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

▶이=1학기 수시모집이 당초에는 1만명 선발하기로 했다가 7천명 정도 선발해 놓고 있고 2학기 수시모집은 10만명 정도 선발할 예정인데 나중에 실제로 최종등록하는 사람은 대체로 5만명 정도일 것으로 봅니다. 이 때문에 정시모집 예상인원이 당초 25만명에서 수시 1,2학기 미등록 인원을 합치면 약 30만명으로 늘어납니다. 정시 관문이 예상보다 넓어진다고 봐도 돼요.

▶김=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학부를 빨리 선정해야 하고, 논술이나 면접구술 고사 준비 여부를 결정지어야 합니다.

-올해 정시 모집 군이 4개에서 3개로 축소됐습니다. 무엇이 달라지나요.

▶김=수험생 입장에선 입시군이 4개에서 3개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지원 기회는 줄어들었어요. 신중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라군이 없어졌기 때문에 지난해에 비해 다군은 복수지원이 집중돼 합격선은 다소 올라갈 것입니다.

-정시모집에서 학과 선택은 어떤 기준으로 할까요.

▶김=법학, 경영.경제,전자,의학계열,사범계열의 선호도는 여전할 겁니다.하지만 아무리 좋은 학과를 나와도 취업 안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적성을 반드시 고려해서 학과를 선택해야 합니다.

▶이=가고 싶은 학과의 수시모집 2학기 미충원 인원이 얼마인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취업을 고려해 학과를 선택하지만 올해 수험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시점이 여학생은 4년,남학생은 7년 이후가 되기 때문에 취업 전망이 쉽지 않습니다. 현재 수도권 대학이 대폭 정원을 늘리는 정보통신기술(IT).나노기술(NT) 분야는 앞으로 인력이 많이 필요해요.이러한 신설 학과에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행=강홍준.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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