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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국산 전기차 미대륙 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국내 전기자동차 회사인 ATT R&D의 김만식(金萬植.43)사장은 4년여 동안 자체 개발한 4인승 인비타의 첫 양산(19일)을 앞두고 설렘과 함께 조바심을 느끼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 개발.생산되는 이 전기차 30대는 대당 6천1백달러(소비자 가격 8천5백달러 예상)의 가격으로 곧바로 미국의 전기버스 회사 EVI로 수출될 예정이다. 인비타는 차 문이 없고 차체가 높아 골프 카트와 비슷한 앙증맞은 모양이지만 시속 60㎞로 도로를 달리기 때문에 성능.안전장치 등은 승용차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차의 측면에 달린 충전장치를 가정용 전기 콘센트에 연결해 6시간 동안 충전하면 64㎞까지 주행할 수 있다.알루미늄 차체와 초경량 부품을 최대한 이용해 차를 가볍게 한 게 특징.

이 차는 미 애리조나.플로리다 등 휴양.관광지에서의 이동수단이나 공항.대학캠퍼스.군사시설 등에서 경비용으로 수요가 많다고 金사장은 설명했다.

미 미시간대 공학박사인 金사장은 대우자동차 연구소에서 처음 전기차 개발에 참여하던 중 1996년 퇴사, 97년부터 미국 축전지 회사인 파워 셀의 레즈너 오어 회장으로부터 재정적 도움을 받아 독자적으로 전기차 개발 나섰다.

현재 이 회사 직원은 완성차 개발 경험이 평균 10년 정도인 엔지니어 20명을 포함해 25명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30여억원을 들여 인비타 외에도 인비타와 스타일만 다른 모델인 올웨이즈, 시속 1백10㎞까지 주행할 수 있는 퍼레이드 등 3개 차종을 개발했다.

金사장은 "일반 승용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전지와 전동기는 미국의 유수한 업체들에 아웃소싱했고 나머지 2백50여 종류의 부품 2천여개는 국내 부품업체들과 협력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차들은 지난해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전기차 심포지엄에 출품돼 전기차 전문잡지로부터 원가 경쟁력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또 이 회사의 올웨이즈와 인비타는 지난 3월 코스타리카에서 열린 전기자동차 경주대회(랠리)에서 정해진 시간 내에 완주,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영렬 기자

***김만식 사장 인터뷰

***김만식 사장 인터뷰

김만식 사장(사진)은 "국내에서도 전기차가 도로를 달려 대기오염과 원유수입을 줄일 수 있도록 관련법규가 시급히 정비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의 시장전망은.

"현재 저속 전기차 등 근거리 이동용 전기차 시장규모가 연간 20만대이나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특히 2003년부터 미 캘리포니아.뉴욕.매사추세츠.버몬트주 등 4개 주에서는 차 메이커에 대해 판매 차량의 10%를 전기차로 의무화하고 있어 시장규모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현지에서의 생산계획은.

"인비타는 내년 가을부터 오리건주 또는 인디애나주에 현지 공장을 설립해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이를 위해 미국측 파트너들과 협의 중이다."

-내년도 생산목표는.

"미국 8개 주에 40개 정도의 딜러를 통해 딜러당 월 15대씩 총 7천2백대를 판매하고 멕시코.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국가에 1천대,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에 1천대를 판매하는 등 총 1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자금은 어떻게 조달했는가.

"지난해 중반까지는 미 파워 셀의 오어 회장이 미국에서 투자자금(20억원)을 모아 보내주었으며 이후에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했다(현재 金사장의 지분은 70% 수준이다).

-국내 전기차 관련 법규는 어떠한가.

"현재 도로교통법에서는 근거리 이동용 전기차를 허용하지 않고 있어 내수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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