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생산 20% 줄여야 경쟁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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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올 들어 심화되고 있는 지역 섬유산업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과잉설비의 폐기가 본격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방안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대구 ·경북견직물조합은 이들 유휴 직기를 폐기할 수 있도록 1천억원의 지역 직물업계 구조조정자금을 지원해 줄 것을 산업자원부와 대구시 등 관계당국에 건의키로 했다.

대구 ·경북견직물조합은 지난달 31일 ‘화섬직물 불황대책 태스크포스팀’ 회의를 열고 지역 직물업계의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현재보다 20% 이상 감축해 야 하며,이를 위해서는 모두 1만9천여대의 직기를 빠른 시일 안에 폐기해야 한다고 결론 지었다.

견직물조합은 지난 5월부터 불황극복 태스크포스팀을 구성,직물업계의 불황 원인과 대책마련 등의 작업을 추진해 왔다.

태스크포스팀이 지역 1천1백5개 직물업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가동중인 직기 수는 모두 5만4천6백25대에 이른다.

종류별로는 ▶워터제트 직기 3만1천5백1대 ▶에어제트 직기 6천8백77대 ▶레피어 직기 9천1백48대 ▶북직기 7천99대 등이다.

이는 1999년 6만8천4백10대에 비해서는 줄어들었으나 제직업체 수가 당시(2천2백8개 업체)보다 절반으로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기의 공급과잉 현상이 심각함을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전체 직기 중 10년 이상된 노후 직기가 2만2백44대(37%)나 돼 경쟁력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태스크포스팀은 이들 직기 중 워터제트 1만대,에어제트 2천대,레피어 3천대,북직기 4천대 등 1만9천대 가량을 폐기 또는 해외로 이전하면 20% 이상의 감산효과를 볼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 직물업계는 “업체 스스로 직기를 폐기하려 해도 리스금융 부담 등으로 쉽지 않다”며 10년 이상 장기저리 융자 등의 지원을 바라고 있다.

태스크포스팀은 이들 직기 폐기 소요자금을 1천억원으로 추산했다.

대구 ·경북견직물조합 장해준 상무는 “과잉설비가 사상 유례없는 불황을 극복하려는 섬유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섬유산업 고도화를 위해서는 정부와 대구시가 밀라노 프로젝트에 직기 구조조정 사업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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