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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e-메일로 부재자 투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미국 선거에서 인터넷을 통한 투표가 본격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라고 뉴욕 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최근 미국 선거지원위원회(EAC)는 11월 중간선거부터 해외 거주자와 군인 등 선거 당일 투표소에 나올 수 없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e-메일을 통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는 해외거주자나 군인 등의 투표용지가 너무 늦게 도착하거나 분실되는 등의 사고가 잦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취해졌다. 미 선거기관의 평가에 따르면 2008년 미국 대선 당시 약 22%의 해외 거주자와 군인들이 이런 이유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e-메일 투표를 할 수 있는 유권자 수는 이번에 우선적으로 인터넷 선거가 실시되는 33개 주 내에서 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예전에도 일부 주에서 e-메일이나 팩스 등을 통한 투표가 실시되기는 했지만 이는 일부 지역에 국한되거나 전투 중인 군인 등이 대상이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인터넷 선거제가 도입되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e-메일 투표가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사이버 보안 전문가 등은 “e-메일 투표는 해킹 등을 통해 특정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의 신분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비밀선거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우려했다. 또 “투표 사이트가 악의적인 공격을 당할 경우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투표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번 인터넷 선거제는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제도이며 투표 시스템을 만든 업체가 보안 테스트를 직접 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EAC 측은 “구체적인 투표 방법 등에 관한 가이드 라인은 이달 말께 최종 확정될 것”이라며 “우선 11월 중간선거에서 인터넷 선거제를 도입한 다음 이를 보완해 새로운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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