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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강욱순 덕분에 ‘투사’로 변신한 김대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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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김대현(22·하이트·사진)이 달라졌다.

온순한 ‘장타자’에서 공격 골프를 구사하는 ‘투사’로 변신한 것이다. 9일 끝난 GS칼텍스오픈에서 김대현은 시종 무모할 정도로 공격적인 샷으로 경쟁자들을 압박했다. 320야드 장타를 날리면서도 소심증으로 ‘새가슴’ 소리를 들었던 그로서는 상전벽해의 변화인 셈이다.

경기 후 그는 “OB의 두려움은 없다. 내 샷을 100% 믿는다”고 소리쳤다. 또 “누구랑 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오는지 궁금했다.

김대현은 대선배인 최경주(40)와 강욱순(44) 프로를 거론했다.

“지난겨울 최경주 프로의 미국 텍사스 집에 머물면서 ‘벙커 샷 특훈’을 받은 이후 더욱 공격적인 골프를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8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벙커 샷만 배웠어요. 모래만 봐도 울렁증이 생길 정도였죠. 그런데 묘하게도 그 뒤부터 코스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그는 “벙커가 두렵지 않게 되면서 코스가 운동장처럼 넓어졌고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당시 최경주는 “벙커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면 골프가 쉬워진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김대현은 GS칼텍스오픈 마지막 날 10번 홀에서 최경주에게서 배운 벙커 샷 덕을 톡톡히 봤다. 볼이 벙커 턱밑에 떨어진 데다 그린까지 110야드나 돼 2온 공략이 어려웠으나 한번에 온 그린 시킨 뒤 천금 같은 버디로 추격하던 김경태를 흔들어 버렸다. 그는 “‘턱밑 벙커 샷 때는 임팩트 순간 오른손 그립을 놓아라’는 최경주 프로의 조언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오른손 그립을 풀어야 헤드가 들어 올려져 공이 탈출할 수 있고, 또 오른손 부상을 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대현에겐 강욱순도 빼놓을 수 없는 스승이다. 지난해 그에게서 쇼트 게임에 대한 능력을 전수받았기 때문이다. 그린 스피드에 맞게 볼에 강약의 스핀을 걸 수 있게 되면서 그린을 놓치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도 싹 사라졌다고 했다. 이후 "그린도, 홀(컵)도 크게 보이면서 정신적으로 더욱 강해졌다”고 웃었다. 그는 “드라이브 샷은 그렇게 멀리 치면서 어프로치 샷은 아마추어 같다는 강 선배의 충고가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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