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22·하이트·사진)이 달라졌다.
경기 후 그는 “OB의 두려움은 없다. 내 샷을 100% 믿는다”고 소리쳤다. 또 “누구랑 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오는지 궁금했다.
김대현은 대선배인 최경주(40)와 강욱순(44) 프로를 거론했다.
“지난겨울 최경주 프로의 미국 텍사스 집에 머물면서 ‘벙커 샷 특훈’을 받은 이후 더욱 공격적인 골프를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8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벙커 샷만 배웠어요. 모래만 봐도 울렁증이 생길 정도였죠. 그런데 묘하게도 그 뒤부터 코스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그는 “벙커가 두렵지 않게 되면서 코스가 운동장처럼 넓어졌고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당시 최경주는 “벙커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면 골프가 쉬워진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김대현은 GS칼텍스오픈 마지막 날 10번 홀에서 최경주에게서 배운 벙커 샷 덕을 톡톡히 봤다. 볼이 벙커 턱밑에 떨어진 데다 그린까지 110야드나 돼 2온 공략이 어려웠으나 한번에 온 그린 시킨 뒤 천금 같은 버디로 추격하던 김경태를 흔들어 버렸다. 그는 “‘턱밑 벙커 샷 때는 임팩트 순간 오른손 그립을 놓아라’는 최경주 프로의 조언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오른손 그립을 풀어야 헤드가 들어 올려져 공이 탈출할 수 있고, 또 오른손 부상을 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대현에겐 강욱순도 빼놓을 수 없는 스승이다. 지난해 그에게서 쇼트 게임에 대한 능력을 전수받았기 때문이다. 그린 스피드에 맞게 볼에 강약의 스핀을 걸 수 있게 되면서 그린을 놓치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도 싹 사라졌다고 했다. 이후 "그린도, 홀(컵)도 크게 보이면서 정신적으로 더욱 강해졌다”고 웃었다. 그는 “드라이브 샷은 그렇게 멀리 치면서 어프로치 샷은 아마추어 같다는 강 선배의 충고가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최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