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양은 도시락에는 역시 뗑뗑이 무늬 손수건이 어울린다. 반찬 국물이 흘러도 흡수가 잘 되고 빨면 금방 말라 어머니들이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옛날 도시락 반찬의 추억과 함께 어떻게 만드는지 헷갈리는 반찬 만드는 법도 알아봤다. 서울 월곡동에서 옛날식 반찬가게를 하는 이정란(54) 아주머니가 옛날 도시락 반찬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
글=서정민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분홍 소시지 계란 부침
계란 프라이
“어머니는 혹시라도 책가방 안에서 노른자가 터져 물이 흐를까 봐 계란 노른자는 꼭 완숙으로 부쳐주셨다. 눈치 없는 친구들한테 뺏길까 봐 밥 밑에 깔아서 싸준 적도 있다.” 권성기(43·자영업)
볶은 김치
●만드는 법 신 김치를 구해 적당한 크기로 자른 뒤 센 불에서 달군 프라이팬에 기름을 조금 두르고 김치를 볶는다. 설탕과 다진 마늘을 넣고 물기가 사라질 때까지 자작하게 졸인다.
멸치 꽈리고추볶음
●만드는 법 진간장 2숟가락에 설탕·물엿을 각각 반 숟가락씩 넣고 양념장을 만든다. 기름 두른 프라이팬에 볶음용 멸치와 고추를 넣고 센 불에서 먼저 볶는다. 빈 프라이팬에 양념장과 다진 마늘을 넣고 중불에서 끓인다. 불을 줄인 후 먼저 볶아둔 멸치와 고추를 넣고 살짝 졸인다.
콩자반
●만드는 법 검은콩을 3~4시간 정도 물에 불린 후 푹 삶아낸다. 냄비에 콩이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진간장을 3숟가락 정도 섞어 중불에서 끓인다. 콩이 말랑말랑해졌을 때 물엿을 조금 넣는다. 물이 반 정도 줄 때까지 중불에서 졸인다.
무말랭이
●만드는 법 마른 무말랭이를 1시간 정도 물에 불린 후 물기를 꼭 짠다. 진간장과 젖국을 3대1 비율로 섞어 무말랭이와 함께 버무린다. 밑간이 충분히 뱄다 싶을 때 고춧가루와 다진 파·마늘과 물엿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장조림
●만드는 법 쇠고기(사태 또는 홍두깨살)는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고 냄비에 고기가 푹 잠길 만큼의 물을 부은 뒤 말랑말랑해질 때까지 삶는다. 이때 대파를 넣고 끓인다. 고기가 말랑말랑해지면 불을 끄고, 고기 삶은 물을 고운 체에 한 번 걸러서 찌꺼기를 걸러낸다. 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몇 조각 찢어 놓는다. 체에 거른 물에 고기·진간장·설탕을 넣고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푹 끓인다. 불을 끄기 5~7분 전에 계란 또는 메추리알을 넣고 함께 삶는다.
김
●만드는 법 날김 양쪽에 붓으로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골고루 펴 바르고 소금을 솔솔 뿌린다. 달군 프라이팬에서 김을 앞뒤로 굽는다.
‘추억의 도시락’을 파는 집
옛날식 도시락을 파는 곳이 있다. 노란색 양은 사각 도시락 한쪽에 분홍 소시지와 볶은 김치를 담고 밥 위에는 계란 프라이를 얹은 모습은 모두 같다.
별다방미스리 추억의 도시락뿐 아니라 전통 한과 등도 파는 복고풍 카페다. 5000원. 서울 인사동. 02-739-0939.
청담안 60가지 퓨전 안주를 파는 실내 포장마차다. 6000원. 서울 청담동. 02-541-6381.
추억 찾기 밤에 출출할 때 주문하면 좋을 김치도시락 배달 전문점이다. 5000원. 033-256-3866.
TIP 기억하시나요, 소시지 만화광고
“쳇 또 국물이 흘러서 엉망이네.” “봐, 나처럼 엄마보고 소시지 반찬으로 해달라면 되지 않아.” 도시락 반찬용 소시지의 장점을 말하는 이 대화는 고 신동우 화백의 만화광고 속 대사다. 19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신 화백이 소시지 광고용으로 그렸던 연재만화는 그때 그 시절 도시락에 관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신 화백의 만화는 진주햄 홈페이지(www.jinjuham.co.kr)에 게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