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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 미리 준비하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장성원 노원청솔학원 책임컨설턴트

수도권 일반고에 다녔던 P군은 1학년 첫 모의고사를 본 후 고민에 빠졌다. 언어·외국어는 2등급이었지만, 수리가 8등급이 나온 것이다. 중학교 때부터 수학과 담을 쌓은 결과였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P군의 귀를 솔깃하게 한 것이 입학사정관제였다.

진로와 방향 일찍 정해 즐기면서 비교과 활동

P군은 고 1 때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다. 인권변호사! 초등학교 때부터 신문을 즐겨 보던 그는 독거노인이나 어렵게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졌다. 그는 우선 서울 소재 대학 사회과학계열이나 인문계열에 들어갈 목표를 세웠다. 또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한 뒤 여건이 되면 사회법과 인권관련 법제가 발달한 프랑스 유학까지 갈 미래의 청사진을 그렸다.

진로 결정 후 P군은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했다. 주말과 방학기간을 이용해 전국 규모 토론 대회, 논술 대회에 참가했다. 2학년 때엔 교내 학생회장 선거에 나갔고, 교내 법동아리를 창설해 청소년 모의재판 같은 행사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적성과 맞는 활동이어서 시간이 아깝거나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내신과 수능 공부에 지칠 때 이런 활동들은 활력과 자신감을 심어줬다. 부모님의 도움도 거의 받지 않았다. 자신이 좋아서 하는 것이라 신이 나 재미있게 즐겼고, 이를 정리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학생답게 자료 정리하고 솔직함·열정으로 면접

3학년이 돼 P군은 2년 동안 준비해온 비교과 자료들을 정리했다. 소위 포트폴리오를 짜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두가지였다. 첫째, 자신의 미래 꿈을 확고하게 펼쳐 보였다. 두루뭉술한 목표가 아닌 구체적이고 뚜렷한 장래 희망을 그렸고, 그 위치에 가있을 미래의 자기 모습을 투영시켰다. 둘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학습 잠재력, 특히 열정과 자신감을 증명했다. 1학년 때부터 참가한 각종 대회, 입상 실적들을 모으고 모든 자료에 직접 참가 배경과 과정, 결과들을 시나리오식으로 작성했다. 확고한 꿈과 그동안의 땀, 열정이 배어있는 자료들이어서 비록 투박한 자료집이었지만 그 작업 자체로 만족했다.

1단계 서류 전형에 합격한 뒤 P군은 본격적인 면접 준비에 들어갔다. 준비해온 자료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생 스케줄을 다시 점검했다. 입학사정관들의 질문 내용을 미리 예상해 실전 시뮬레이션도 했다. P군의 면접 과정에서 입학사정관들이 가장 중점을 두고 평가한 내용은 뚜렷한 목표 의식과 학업에 대한 열정이었다고 한다. 1학년 때부터 확고한 미래를 설계해왔고 그 목표에 다가가는 활동을 해왔던 P군은 큰 어려움 없이 면접을 치렀다. 결국 그는 성균관대 인문계열과 한국외대 어문계열에 동시 합격했다.

수리 8등급으로도 명문대 간다

이처럼 자신의 학업 장·단점을 파악해 미리 전략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면 입학사정관전형에서 분명히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수리 8등급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서울권 유수 대학에 동시 합격할 수 있었던 P군. 그의 성공 비결은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찾아 미리 준비해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었고, 학업에 대한 열정과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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