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자산가 공개 사윗감 모집 성사시킨 선우 방배센터 박영동 대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선우 방배센터 박영동 대표 [사진=선우 제공]

400억원대 자산가의 사윗감 공개 모집이 결실을 맺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는 지난해 7월 이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외동딸(38)의 신랑감을 모집했던 김모(78)씨가 15일 딸을 시집보내게 됐다고 10일 밝혔다. 사윗감은 대기업에 다니는 이모(41)씨로 서울 소재 대학 석사 학위 소지자로 알려졌다.

이 공개 구혼 프로젝트를 담당한 사람은 선우 방배센터의 박영동(54) 대표. 2007년 1000억원대 자산가의 데릴사위 공개 모집을 통해 전국적으로 언론을 탄 뒤 두번째 ‘대박’을 터뜨렸다. 박 대표는 “두 사람이 서로 마음이 잘 맞는 것 같아 뿌듯할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신한은행 지점장을 지내던 그는 2006년 12월 명예퇴직을 한 뒤 결혼 상담사로 새출발했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1000억원대 자산가의 공개 구혼에 이어 두번째 공개 구혼이 성공했다.
“이번에 결혼하는 커플이 7개월 동안 연애했다. 대화가 잘 통하는 인연을 만난 것 같아 기쁘다. 은행 지점장 시절에 알고 지내던 자산가가 많다. 돈이 많아도 자녀 결혼은 마음대로 안 되더라. ‘좀 도와줄 수 없냐’는 부탁을 받고 두번째로 공개 모집을 하게 됐다.”

-일반인처럼 회원 중 괜찮은 사람을 골라 소개시켜줘도 되는 거 아닌가.
“조건이 좋을수록 맞는 조건의 분들을 소개시켜드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방법을 고안한 거다.”

-사윗감에 대한 관심들이 많다.
“대기업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부친이 작은 기업을 운영하고 계신다. 사윗감도 집안 환경이 중상류층은 된다. 자산이 수십억대다. 아버님(김모씨)이 처음엔 요구 사항이 좀 많으셨다. 집안 형편도 얼추 비슷하고, 나이도 그리 많지는 않고, 전문직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지금까지 따님 짝을 만나기가 힘들었지 싶다. 내가 ‘조건이 까다로우면 사윗감 폭이 너무 좁아진다’고 설득했다. 그래서 직업은 평범한 분으로 하기로 합의하고 일을 진행했다.”

-전문직을 배제시킨 이유는.
“전문직들이 대개 나이를 많이 따진다.”

-400여명이 신청했다는데.
“일주일 간 12시까지 야근하며 꼼꼼히 자기 소개서를 읽어봤다. 괜찮은 사람부터 만남을 주선했는데, 이번에 결혼하는 분이 7번째 맞선자다. 선우 회원들이 결혼 전에 만나는 횟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윗감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키는 175㎝ 정도로 보통 체격에, 성격이 좋다. 또 말을 잘한다. 그래서 첫 만남이 계속 잘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미남인가.
“훈남이다(웃음).”

-자산가들의 공개 구혼에 대해 “돈으로 사위를 사느냐”며 안 좋게 보는 이들도 많다.
“신부 측 조건 중 장점을 부각한 것 뿐이다. 조건 따져 만나는 것을 안 좋게 보는 이들도 있는데, 조건을 따지는 건 대학을 가면서 적성 따지는 거랑 비슷하다고 본다. 자기가 더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인데 왜 나쁘게 보는가. 그리고 선이나 소개팅을 해도 조건을 안 따질 수 있나.”

-두번의 공개 구혼을 진행하면서 당사자를 전혀 노출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홍보를 위한 쇼가 아니냐”고 의심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얘기를 들어봤다. 그렇지만 저희 입장보다는 회원 입장이 중요하니, 원하지 않는 분들을 노출 시킬 수가 없다.”

-이번 결혼 성사로 사례비를 많이 받았을 것 같다.
“회비는 다른 회원들처럼 330만원만 받았다. 성혼 사례금은 원래 정해져있지 않다. 안 주시면 안 받는다. 이번에 얼마 받았는지는 안 밝히겠다.”

임미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