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 후지쯔 PDP TV시장 브랜드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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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볼록 브라운관.완전평면 브라운관.프로젝터 TV에 이어 벽걸이 TV로 불리는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TV를 놓고 세계 가전업계의 경쟁이 뜨겁다.

PDP는 기존 TV에 사용되는 브라운관 대신 두 장의 얇은 유리기판 사이에 혼합 가스를 채운 뒤 고전압을 가해 발생한 이온가스를 방전시켜 컬러 영상을 만드는 영상기기다.

브라운관 TV에 비해 두께는 10분의 1, 무게는 3분의 1에 불과해 디지털 방송이 본격화하면 각광받을 제품이다.

◇ LG전자=1998년 세계 최초로 60인치 PDP를 개발한 LG전자는 지난 3월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양산에 들어갔다.

LG는 이 공장을 만들기 위해 2천억원을 쏟아부었으며 연간 36만대를 생산하게 됐다. 이 공장에서 양산제품 중 세계에서 가장 큰 60인치를 비롯해 40, 42인치 제품을 생산하고 내년에는 50인치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LG는 또 PDP 분야에 2005년까지 모두 1조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을 1백55만대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20% 이상의 시장 점유율로 PDP TV에 관한 한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야심을 담고 있다.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지난 3월 독일 콘락에 3년간 3만대를 수출하기로 계약했고 중동.유럽.북미 지역으로 수출 물량을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최대 백화점인 해롯에 제품을 입점시키기도 했다. LG전자는 해외에서 60인치 PDP TV를 국내 판매가 1천7백90만원 보다 두 배 가량 비싼 가격으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은 지난해 초 한국의 밀레니엄 10대 신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2005년 세계 PDP 시장이 1백9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후지쓰=세계시장 점유율이 60%에 이르는 후지쓰는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PDP 생산업체다.1위 업체인 만큼 이 회사의 이력서엔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93년 21인치 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96년엔 42인치 상용 제품을 제일 먼저 내놨다. 또 4백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후지쯔는 소니.필립스 등 세계적인 메이커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의 뉴욕 증권시장.미 항공우주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원자력연구소.미8군 등 2백여개 회사와 단체를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일반인들을 위한 TV제품은 42인치 PDP TV를 들여와 백화점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후지쓰 관계자는 "가격은 한국산보다 조금 비싸지만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성능은 탁월하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저가인 국산제품과 차별화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놓겠다는 전략이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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