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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변호사들 뭉쳐서 승부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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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부산지역 법조계가 법무법인 시대를 맞고 있다.

법률분쟁의 다양화로 법률서비스의 전문성이 필요한데다 변호사 증가에 따른 수임난,변호사 광고자유화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변호사들이 속속 법무법인을 신설하고 있다.

혼자 개업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전문성도 갖추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법조청사 거제동 이전과 법률시장 개방 등 법률서비스 환경 변화도 자극제가 되고 있다.

지역 법조계는 법무법인 증가가 변호사실 문턱을 낮추고 수임료를 인하하는 효과를 낳아 민원인들의 법률서비스 선택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황=안상돈 ·석용진 ·강동규 변호사 등 8명의 변호사가 지난 8월 법무법인 '신성'을 설립했다.

안상돈 전 부산고법원장과 석용진 전 부산변호사회장이 대표 변호사를 맡고 있다.또 문종술 ·조열래 ·박준석 변호사 등 6명의 변호사가 소속한 ‘우리들’은 지난 8월,김용원 변호사 등 5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천지'는 지난 달에 각각 문을 열었다.

'청률'은 일찌감치 지난 2월 개업,지역사회에 이름 알리기에 분주하다.

'국제'는 울산에도 분소를 설치했다.부산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현재 지역 법무법인은 모두 12곳.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부산지역 법무법인은 지난해 8월 5곳에서 올해 7곳이 더 늘었다.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는 모두 86 명으로 부산지역 전체 변호사(2백53 명)의 34%나 된다.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52 명을 합치면 55%나 된다.

부산지방변호사회는 법조 청사 이전을 계기로 법무법인이 15개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5∼6개의 법무법인이 출범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변호사 2∼3명이 경비절감 ·직원축소 ·업무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합동사무실 설립을 추진하는 곳도 10여 곳이나 된다.

◇전문성·서비스 강화=‘신성’은 기업간 분쟁이 크게 증가하는 데 맞춰 회사 ·증권 ·금융 ·지적재산권 ·국제간 거래 등으로 특화하고 있다.

'신성'은 부산에서 가장 많은 8명의 변호사 모두에게 전문화된 영역을 맡기고 있다.

‘우리들’은 개인 ·법인이 각각 5만,10만원의 저렴한 연회비만 내면 변호사 6명·세무사 1명의 법률자문을 하고 변호사 선임비 30%의 할인혜택을 받는 회원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들’은 동아대 법대 등 2개 대학과 회계 ·특허 ·관세 ·건축사무소와 협력을 맺고 경매 ·송무 ·공증 ·부동산관리 ·집행 ·해사사건 ·세무 ·등기 등으로 직무영역을 확대했다.

‘서면’도 회원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소속 변호사가 11명인 ‘국제’는 전문분야별 팀제를 운영하고 있다.‘신성’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변리사를,‘우리들’은 세무사를 파트너에 포함시켰다.

◇서비스 강화=서민들과 영세업체들은 아직도 변호사실 문턱이 높다는 생각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피해를 감수하는 사례가 많다.법무법인들은 이 같은 점을 인식해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하게 변호사의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고 있다.

개인 ·단체를 대상으로 저렴한 연회비를 받고 법률고문계약을 체결,언제든지 무료 법률상담을 하는 식이다.회원 및 가족들이 사건을 맡길 경우 변호사 수임료의 20%를 할인해 주기도 한다.

생활보호대상자에 대해서는 무료 회원으로 가입시켜 법률서비스 혜택을 주는 곳도 있다.

부산지방변호사회 박영주(朴瑛柱)총무이사는 “민원인들이 법률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져 경제적 ·법률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무기로 하는 법무법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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