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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 환경단체 낙동강등 특별법 연내 재정 촉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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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해 6월 국회에 제출된 '낙동강 수계 물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안'이 1년반 가까이 낮잠을 자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4월 국회에 제출된 금강 특별법과 영산강 특별법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올해 안에 세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2~3년 내 제정이 힘들어 상수원 수질 개선도 그만큼 어려워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낙동강.금강.영산강 유역과 수도권 지역 2백17개 시민.환경단체 대표들은 지난 22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특별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 특별법안 내용=1999년 8월 시행에 들어간 한강수계 특별법과 함께 낙동강.금강.영산강에 대해서도 수계별 특성을 고려해 법안이 마련됐다.

4대강 특별법안은 ▶오염총량제 실시▶수변구역 지정▶수계관리위원회 구성▶물이용 부담금 부과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오염총량제는 시장.군수가 해당지역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상한선을 정하고 이를 지키는 선에서 오염.개발 행위를 허락하는 제도를 말한다.

또 상수원으로 이용되는 댐 상류 하천의 양안(兩岸)에서 일정 거리까지는 음식점.숙박시설.공장.축사를 짓지 못하는 수변구역으로 지정된다.

◇ 논란=낙동강 상류인 경북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은 ▶오염총량제 의무시행▶공단지역 완충저류시설 설치 등 낙동강법에 포함된 오염행위 규제가 너무 심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북 지역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정부에 규제를 완화해주도록 요구하면서 낙동강법과 금강.영산강법을 연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수질 오염 피해를 받는 하류의 부산.경남지역에서는 상수원 보호구역을 환경부 장관이 직권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오히려 규제 강화를 요구했다. 이처럼 낙동강 상.하류 지역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법 제정이 계속 지연됐다.

환경부 윤성규 수질보전국장은 "한강 팔당호는 상수원 보호구역.특별대책지역 등으로 겹겹이 규제를 받고 있어 오염총량제를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나 현재 별다른 규제가 없는 낙동강.금강.영산강 수계에서는 의무적으로 시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단지역 오.폐수를 며칠간 저장해두었다가 문제가 없을 때 본류에 방류토록 하는 완충저류시설 설치도 중.상류지역에 공단이 거의 없는 한강.금강.영산강 수계와 달리 20개 공단과 85개 농공단지가 위치한 낙동강에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지연에 따른 문제=지난 여름 대청호에서는 녹조가 발생, 조류(藻類)경보를 넘어 '조류 대발생'까지 발령됐다. 낙동강 수질도 고도정수처리를 하지 않으면 수돗물을 만들 수 없는 3급수 수질을 보이고 있다.

시민.환경단체와 환경부는 올해 3대강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을 경우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으로 이어지면서 계속 늦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특별법이 빨리 제정되지 않으면 하수처리장 확충.오염단속 등 효율이 낮은 기존 대책만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시민단체 움직임=낙동강 특별법 통과를 위해 정부안보다 더욱 강력한 규제를 요구해 상류지역과 갈등을 빚어온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은 최근 한발 물러섰다.

낙동강 수계 상.하류지역 출신 의원 때문에 특별법 당론을 정하지 못했던 한나라당도 최근 시민단체 대표와 만나 특별법이 통과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환경연합 맹지연 정책팀장은 "지역 입장만 내세워 법 제정을 미룰 경우 입법 감시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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