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성이 정력 세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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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수단이 다양화하고 값이 싸지면서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이 전 세계적으로 부쩍 늘었다고 한다. 유럽의 선진문화를 보려고 도시 박물관을 찾는 사람도 있고, 혹은 그 문화의 뿌리를 캐려고 유럽 유적들을 찾아 나선다.

곽대희의 性칼럼

특히 로마를 찾았다가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매몰된 고대 도시 폼페이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은 것은 거기에 로마인의 성풍속이 그려진 그림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필자는 생각한다.

현대인이 보기에 신기한 그림들이 꽤나 많은 것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그림 중 후방위로 결합한 남녀가 일어선 자세로 로프 위를 건너가는 섹스 그림이 가장 난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라이브 쇼 같은 서커스가 실제 있었을 리는 없을 것이지만, 두 사람 다 손에 글라스를 들고 와인을 마시고 있다. 로마인들은 섹스 중에 와인을 마셨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지만 하인이나 하녀가 안주가 딸린 접시와 와인 병을 들고 곁에서 서브하는 모습은 그들의 섹스가 공개적이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필자가 이탈리아에 머무르는 동안 한낮에 문을 닫아건 상점이 많았는데, 그 이유가 런치 타임 섹스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고대부터 내려오는 유전적으로 강한 체력 때문인지 ‘이탈리아인은 섹스를 적어도 3시간 동안 즐긴다’는 신화가 생겼다. 그래서 유럽에는 각 가정에서 ‘적어도 이탈리아 남편만큼만 해 달라’는 속담까지 생겼을 정도다.

그런데 이탈리아판 ‘킨제이 보고서’라고 알려진 ‘파노라마 리포트’에 의하면 현대 이탈리아 부부의 평균 성교 시간은 전희를 포함해 겨우 8~9분에 불과하다고 밝혀져 있다. 이탈리아 남성에게 중요한 것은 훌륭하게 섹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마음에 드는 여성을 침대로 데려가느냐 하는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말한다.

실제로 이탈리아인의 성생활을 조사한 서베이를 분석해 보면, 이 나라 사람들은 섹스를 별로 하지도 않거니와 기술 면에서 능란한 편도 아닌 것으로 되어 있다. 성행위를 증진하는 데 필요한 ‘성에 대한 환상’도 갖지 않은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서베이는 대부분의 이탈리아인 부부가 주 1~2회 정도, 그것도 옷을 입은 상태로 지극히 짧은, 담배 한 개비 피울 시간에 끝내버린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체위란 남상여하의 평범한 모양을 말한다. 섹스 포즈가 924종이나 된다는 카마수트라에 비하면 이탈리아인은 아무래도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핀잔을 들을 만 하다. 그러고 보면 8~9분이라는 현실과 3시간을 넘는다는 소문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인 부부를 만나서 직접 그 대답을 조사한 인터뷰에서 ‘8~9분으로 무엇이 되겠는가?

적어도 30분은 할애해야 서로가 만족할 만한 성생활이 된다’는 대답을 얻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좀 더 상세하게 말하면 피스톤 운동에 30분이 소요된다는 것은 아니고, 전희를 포함해 섹스에 할애하는 시간이 그렇다는 뜻이다. 그 30분 동안에 커닐링거스와 펠라티오가 이루어지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런데 성기에 키스를 원하는 여성은 37%에 불과하고, 남성은 53%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여자 쪽만 아니라 남자 쪽도 함께 태만해져 53%가 전혀 전희를 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한 잡지에 소개된 미국 여성들의 이탈리아 여행담에 의하면 이탈리아 남성들의 정열적인 페팅을 받기 위해 매년 로마를 찾는다고 되어 있다.

이 기사를 읽으면 라틴 남성의 특이한 섹스 테크닉을 누구나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이탈리아의 평범한 남성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정성 들여 여성을 모시지 않는다. 잡지에 소개된 미국 여성들은 아마 이탈리아 ‘프로’들과 만난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8~9분에 모든 섹스가 끝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곽대희비뇨기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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