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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성남 "보너스 기대되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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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잔칫집과 초상집.

프로축구 정규리그 우승컵을 놓고 불꽃 튀는 공방을 벌였던 선두권 세 팀의 분위기가 지난 24일 경기 이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성남은 두말할 필요 없이 잔칫집이다. 우승 확정은 아니잖느냐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1995년 이후 6년 만의 우승을 코앞에 두고 술렁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우선 차경복 감독의 말이 바뀌었다.올해말로 계약이 만료되는 차감독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올해로 감독직은 끝"이라는 말을 가끔 했다. 그러나 25일에는 "계약을 2년 연장할 것"이라고 했다.

선수들은 벌써부터 우승 보너스에 기대가 부풀어 있다. 우선 프로축구연맹에서 지급하는 우승 상금이 1억5천만원이다. 김영진 부단장은 "우승 상금에 구단이 자체 지급하는 '+α'를 얹은 금액을 각 선수의 팀 공헌도에 따라 A·B·C·D 네 등급으로 나눠 성과급으로 지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우승고지에서 멀어져 버린 수원 삼성과 안양 LG는 복기가 쓰라리다. 두 팀 모두 홈구장 문제를 꼽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수원은 8월 19일부터 홈경기장으로 사용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수원종합운동장의 한국형 잔디보다 월드컵경기장의 사철 잔디가 탄력이 작아 공이 덜 나가고 선수들의 피로도 심해 구장 적응에 실패한 게 저조한 성적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실제 구장을 옮기기 전 여섯 차례의 홈경기에서 5승1패였던 수원은 구장을 바꾼 후 일곱 차례의 홈경기에서 1승2무4패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안양구장의 잔디 보수 때문에 7월 25일부터 목동운동장을 홈 경기장으로 사용해온 안양 관계자는 "목동운동장은 지난해 홈경기장으로 사용했던 부천 SK의 홈 같다. 안양-부천전이 열리면 축구팬들이 부천을 응원했다"고 말했다. 목동에서 홈 이점을 느낄 수 없었다는 푸념이다.

그러나 성남 역시 홈구장 때문에 고생한 바 있어 이들의 홈구장 타령은 '안타까움'의 표현일 뿐이다. 성남은 올시즌 시작하기 직전 성남 기독교계의 반발에 부닥쳐 성남시로부터 "연고지를 옮기라"는 압력을 받았다. 그 와중에서 훈련도 제대로 못한 성남은 당시의 어려움을 교훈으로 삼아 올시즌 사실상 우승을 일궈낸 것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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