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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폐지 촉구 '문화제' 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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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사형은 형벌이 아니라 또 하나의 살인입니다 ! '

11월은 종교계가 정한 '사형 폐지촉구의 달'이자 '생명문화 정착의 달'.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영수 주교.이하 정평위.02-460-7622)를 중심으로 한 불교.개신교.원불교.천도교.유교 등 국내 주요 종교계가 11월 한달간 사형제 폐지를 위해 힘을 모은다.

천주교 정평위와 지난 4월 결성된 '사형제도 폐지 범종교연합'은 사형제도의 부조리와 반생명.반종교적 의미를 널리 알리고, 궁극적으로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11월 한달간 '시민문화제'를 연다.

가장 먼저 시작되는 행사는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연극제'.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명동 마루소극장에서 열린다. 극단 산맥이 '아침 새는 아침이 없다'라는 작품을 매일(평일 오후7시, 주말 오후 4시.7시)공연한다.

범종교연합에서 가장 비중을 두고 있는 행사는 11월 10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2001 사형 폐지 아시아포럼'. 일본과 인도.대만.홍콩.필리핀.파키스탄.몽골 등 주요 아시아국가 대표들이 참가하는 국제연대 모임이다. 사형제도에 대한 각국 대표단의 사례발표와 토론을 듣고, 국내외 참가자들이 공동으로 '사형 폐지 촉구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11월 11일 열리는 시민음악회 '그. 가. 떠. 날. 콘서트'(그리운 사람 가슴에 묻고 떠나는 날의 노래)는 열린음악회 형식의 대규모 대중음악공연이다. 오후 6시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며, 양희은.장사익.이은미.안치환.박혜경.최재훈.UN.AsOne 등 대중가수들과 PBC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 출연한다.

특히 이 자리엔 김수환 추기경이 특별출연해 생명과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02-737-5553.

11월 7일부터 열리는 미술전 '생명으로의 초대전'도 보기 드문 대형전시회다. 17일까지 서울 인사동 학고재화랑에서 열리며, 한국화(김선두.김호득.백순실.석철주).서양화(강익중.강요배).조각(김석.이수홍).공예(이승철.한애규).판화(남궁산) 등 각분야의 유명작가 29명이 참가해 40여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천주교 정평위는 1999년 이후 지속적으로 사형반대운동을 벌여왔으며, 지난 4월 다른 종교단체와 연대한 범종교연합을 구성한 이후 범종교계 차원의 활동을 해왔다.

그동안 정평위는 사형 폐지를 위한 10만명 서명운동을 마쳤으며, 정평위 총무 이창영 신부는 개별적으로 국회의원을 면담해 전체 의원 절반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민주당 정대철 의원 등이 특별법 제정을 위한 의원입법에 나서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영 신부는 "사형이 범죄억제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 사형제도가 없는 나라의 범죄율이 오히려 더 낮다. 세계적으로도 사형제를 폐지하는 추세며 절반 이상의 국가들이 사실상 사형제를 폐지했다. 무엇보다 사형은 인간 존엄성을 훼손하는 끔찍한 제도이기에 폐지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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