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빈 라덴 9·11테러' 예언서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1999년에 중국에서 출간돼 화제가 됐던(본지 99년 10월 28일자 13면)전쟁 이론서 '초한전(超限戰.사진)'이 미국 테러사건을 계기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테러와 생화학무기까지 동원해 미국에 비정규전을 펼쳐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는 부분이 최근의 상황전개와 상당히 흡사하기 때문이다.

'모든 한계를 넘어선 전쟁'을 뜻하는 초한전은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대교(大校.대령)인 차오량(喬良)과 왕샹쑤이(王湘穗)가 공동 집필해 해방군 문예출판사가 99년 2월 펴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현대전에선 정규적인 군사수단 이외에 해킹과 금융혼란.심리전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워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특히 항공기 납치나 폭파 등 테러전과 대중의 공포를 자아내는 독가스 등 생화학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항공기 돌진테러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실제로 테러 직후 일각에서는 이 책이 테러범들의 작전지침이 됐을 수도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책의 출간에는 91년의 걸프전과 96년의 양안 위기,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고연방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사건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20여명의 중국어 전문가를 동원해 이 책을 번역해 장성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선 7만여권이 팔렸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