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퀴즈 전도사' 임창백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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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문제)다음 단어 중 '태'의 한자가 다른 것은?

1)태극기 2)태평소 3)태평성대 4)태권도

'퀴즈 매니어'이자 퀴즈를 좋아하는 네티즌들에게 자신이 모은 자료를 아낌없이 나눠주는 '퀴즈 전도사'인 임창백(38.대전시 유성구 전민동)씨.

임씨는 지난 8월 MBC '퀴즈가 좋다'에 출연했다가 5단계에서 위 문제에 무릎을 꿇었다.

임씨는 중학교 3학년 때 출전했던 '중학생 퀴즈왕'을 시작으로 '퀴즈가 좋다''퀴즈가 좋다 패자 부활전''퀴즈 정글'등 퀴즈대회에 네번이나 나갔다. 예선 성적은 항상 1,2등. 하지만 막상 본선에 나가면 결과는 번번이 중간 탈락이었다.

"'고수'들 사이에서도 '퀴즈 도사'라고 불리는 저지만 막상 대회에 나가면 쉽지 않더라고요. 상을 탄다는 건 '운칠기삼(運七技三)'인 것 같아요."

제약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임씨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퀴즈 공부에 뛰어들었다. 방송국들이 새로운 퀴즈 프로그램들을 만드는 것을 보고 '타이틀'을 한 번 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함께 퀴즈 공부를 할 사람들을 물색하던 임씨의 눈에 띈 것은 SBS 주부대상 퀴즈 프로그램인 '도전 퀴즈 퀸'의 인터넷 동호회. 6백여명의 회원들 중 '청일점'인 임씨는 주부 퀴즈 매니어들에게 자신이 모은 자료를 아낌없이 공개하고 있다.

"주부들 중에는 아직 자료를 모아 편집하는 데 익숙지 않은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1년 반 동안 스크랩한 신문 자료, 각종 퀴즈 대회 기출 문제 등을 게시판에 올리고, 한 데 모아 CD에 담았어요."

지금까지 임씨가 부쳐준 '핵심 정리 퀴즈 CD'를 받아본 사람만 50여명. "힘들게 모은 자료를 나눠주는 게 아깝지 않으냐"는 말도 듣지만 임씨는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놓는 일"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퀴즈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때 희열을 느낀다"는 임씨는 언젠가 각종 퀴즈 자료를 집대성해 '퀴즈 전문 웹사이트'를 만드는 꿈도 가지고 있다.

"저 때문에 초등학교 다니는 딸 아이랑 아내도 퀴즈 풀기를 좋아하게 됐어요. 한 번도 우승을 못해 본 게 아쉽긴 하지만 언젠가 기회가 오겠죠."

김현경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 문제의 답은 '태권도'.'太'가 아닌 '跆'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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