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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돈 줬다" "야 날조 공작" 10·25 재·보선 얼룩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0.25 재.보선은 막판까지 폭로.비방전으로 얼룩졌다. 선거현장에선 상대 후보를 비난하는 흑색선전물이 뿌려지고, 당사에선 "상대 후보측에서 돈을 받았다"는 기자회견이 벌어졌다.

서울 동대문을 지역에 사는 김용모(金龍模.62)씨는 24일 한빛은행 전농동지점 발행의 10만원권 자기앞수표를 들고 한나라당 당사를 찾았다.

전날 밤 민주당 동대문을 지구당 선거대책위 간부 C씨에게서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 동대문을 지구당측은 "C씨는 金씨를 만난 사실이 없다"며 "한나라당의 날조공작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부총재는 "며칠 전부터 동대문을 지역에서 '한나라당만은 안된다'는 제목의 불법 유인물이 나돌고 있다"며 "동별로 보초를 세워 유인물 살포를 막겠다"고 말했다.

상호 비난전도 불을 뿜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김명섭(金明燮)사무총장의 입원에 대해 "사기극"이라고 맹비난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의사는 '다친 곳이 없다'고 하는데도 金총장이 자꾸만 아프다고 한다"며 "저질 정치 코미디"라고 비아냥댔다.

민주당 한광옥(韓光玉)대표는 이날 간부회의와 당무회의에서 구로을 폭행시비와 관련,"공당의 사무총장이 상대 당원에게 폭행당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맹비난했다.

정균환(鄭均桓)총재 특보단장은 "사무총장이 폭행을 당했는데 당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언론 또한 양비론을 펼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당에선 진상규명을 위해 장영달(張永達)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김명섭 사무총장 심야 집단폭행사건 진상조사위'를 구성했다. 지구당별로 자체 편성한 부정선거 감시단 활동도 강화키로 했다.

이 와중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민주당 한광옥 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동대문.구로지역을 돌며 막판 표 다지기에 열중했다.

李총재는 "여당의 불법선거가 우려되는 만큼 밤을 새워서라도 표를 지키고, 최선을 다하자"고 격려했고, 韓대표는 "근거없는 의혹제기로 국민을 오도하는 야당을 심판하자"고 외쳤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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