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이젠 선전戰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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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보름째 계속되고 있는 미국의 공격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치열한 선전전으로 맞서고 있다. 탈레반의 압둘 하난 헤마트 바크타르 통신 사장은 22일 “미군의 공격으로 일부 군사시설 등에 피해가 발생했으나 탈레반 군사력의 10%도 파괴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프가니스탄내 탈레반의 방공망과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주요 시설물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는 미국측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헤마트 사장은 카불의 무기고 두곳과 칸다하르의 무기고 한곳이 파괴된 사실은 인정했다.그러나 지난 21일 저공비행하는 미 전폭기의 공격에 맞서 탈레반의 대공포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탈레반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탈레반은 이어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인근 산악지역에서 미군 헬기 2대를 격추시켰다고 주장했으나 미 국방성은 이를 부인했다. 탈레반은 또 “미군의 폭격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다”며 “맹목적인 공격을 중단하라”고 비난하고 있다.압둘 살람 자에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22일 “미·영 전폭기가 아프가니스탄 서부 헤라트의 한 병원을 폭격해 환자·의사 등 1백여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명백한 테러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맞서 ‘지하드(聖戰)’를 자원한 이슬람 교도 수천명이 파키스탄과 이란 등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으로 입국했다고 파키스탄 신문들이 22일 보도했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이 접한 북서쪽의 국경을 통해 이미 3천여명의 지하드 자원자가 아프가니스탄으로 들어왔고 5천여명 자원자가 또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파키스탄 내 지하드 자원자들은 이슬람정당인 JUI와 아프가니스탄 수호위원회 등을 통해 모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이들은 약 2백만 루피(약 4천4백만원)의 탈레반 지원성금도 모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술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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