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나진·선봉지대 조금씩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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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 개방정책의 '실패작'으로 평가받아온 나선시(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가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1991년 12월 외국자본 유치를 위한 경제특구로 출발한 나선시는 인프라 미비와 북한 당국의 계약위반, 능력없는 외국기업의 무리한 유치 등으로 투자유치의 실패작으로 평가돼왔으나 북한이 최근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에 나서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이 곳을 방문한 한 인사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지난 8월 러시아 방문 이후 나선시에 러시아계 은행 1개와 기업체 6개가 들어섰다"고 밝혔다. 그는 "무역.철도정비회사 등의 업체들이 이 일대의 제철소와 연결된 철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태국 록슬리 퍼시픽(Loxley Pacific)이 투자한 동북아 전화통신회사(NEAT&T)도 '나선국제통신센터'를 설립해 업무에 들어갔다.

NEAT&T는 95년 나선시에서 27년간 독점적으로 전화사업 권리를 획득한 록슬리 퍼시픽이 70%, 북한 조선체신회사가 30%를 각각 투자해 설립한 합영기업으로 전화 및 인터넷 접속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유선 전화 가입은 2천개를 확보하고 있는 NEAT&T사는 이를 2년안에 1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무선호출 사업도 하고 있는데 이용자가 2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내년 2월부터는 상업 서비스 차원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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