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ABM협정 손질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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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미국의 미사일방어(MD)계획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을 변경할 수 있다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푸틴 대통령이 밝혔다.

푸틴은 이날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부시와 회담을 한 뒤 이같이 밝히고 "오는 11월 12일부터 3일간 미국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에 관한 총체적인 협상이 시작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ABM협정 폐기를 요구하는 미국측 주장에 대해서 "ABM협정이 불완전한 면이 있고 개정 필요성도 있지만 유용한 협정"이라며 이에 반대한다는 러시아의 기존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한편 부시는 회담 뒤 "9.11 테러로 냉전시대에 체결된 ABM협정이 시대에 뒤떨어지고 위험스러운 것임이 드러났다"며 "우리는 정치적 협박과 잠재적 테러공격으로부터 두나라를 보호할 수 있도록 제한적 방어라는 틀 내에서 공격용 핵무기를 감축하는 방안을 긴밀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정상은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진전을 이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미국측 관리를 인용, "부시가 회담에서 '올해 말까지 ABM협정 개정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은 6개월의 유예기간 뒤에 조약탈퇴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고 푸틴에게 밝힐 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은 사실여부 확인을 회피했다"면서 "라이스는 미국은 지금까지 미사일 실험 때마다 ABM협정을 준수해왔으나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임을 러시아에 밝혔다"고 덧붙였다.

강찬호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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