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실업계' 생기나… 취업 낮아지고 진학률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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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교육인적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능 실업계 영역 신설 방안은 고사위기에 놓인 실업교육을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현재 실업계 고교 수는 전체 고교의 38.5%(7백59개교), 재학생은 전체 학생의 34.1%(65만1천1백98명)다. 그러나 해마다 실업계 학생의 평균 5.1%가 중도탈락하는가 하면 취업률은 지난해 57.7%에서 올해 54.4%로 떨어지는 등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실업계 고교의 대학 진학률이 42%(4년제대 진학률 12.7%)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입시에 실업계 고교 교육과정과 부합하는 시험을 만들어 실업 교육을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 수능 실업계 영역 신설 방안이다.

수능개편연구위원회가 마련한 방안은 2005학년도 수능 5개 개편안 가운데 교육과정과 무관한 '학업적성검사(수능Ⅰ).기초학력검사(수능Ⅱ)안(5안)'을 제외한 4개 방안에 실업계 영역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현 수능보완안(1안)에서는 일반계의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에 대응하는 '직업탐구'영역을 신설해 공통과목인 과학과 사회는 동일하게 치르되 선택과목은 농업이나 공업, 상업, 수산ㆍ해운, 가사ㆍ실업 등 5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보통과 심화시험으로 나눈 2안에서는 사회영역이나 과학영역과 별도로 '직업영역'을 만들어 농업 등 5개 과목의 심화시험 중 한개를 선택하게 한다.

이밖에 수능을 이원화한 3.4안은 각각 기본교과공통시험과 일반학업능력시험엔 일반계.실업계 구분없이 응시하되 선택과목 선택시험이나 교과목 선택시험에 직업영역을 신설, 5개 과목 중 1개를 응시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등 일선 교육청과 실업고는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실업계 출신이 공대나 상대 등 동일계열에 지원할 경우 3~5% 범위에서 정원외 모집을 허용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능 실업계 신설에 따라 실업고가 입시 대비 기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아 실제 도입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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