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갯벌공원 환경 훼손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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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신안군이 지난해 초부터 추진해 온 증도 갯벌생태공원 조성사업이 착공을 눈앞에 두고 벽에 부딪혔다.사업지구의 모래언덕·모래밭을 보호해야 한다며 영산강환경관리청이 반대하기 때문이다.

◇증도 갯벌생태공원=신안군은 이미 확보한 50억원 등 2백8억원을 들여 2004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 1월 설계를 마쳤다.위치는 무안군 지도읍에서 배로 40분 거리인 증도의 우전해수욕장으로 잡았다.

규모는 길이 2.5㎞,너비 3백∼4백m,면적 25만여평.

갯벌에 관한 전시실·건강관리센터·연구소로 구성된 학습전시관(지상 3층·건축연면적 6백평)을 지으려 한다.또 3천여평에 갯벌생물농장·염전·전통고기잡이 체험장을 갖추기로 했다.상가는 6백여평에 단층으로 짓고,민박집 18채를 민자를 끌어들여 짓기로 했다.주차장도 3천여평(2백여면) 규모로 잡혀 있다.

신안군은 10월 착공할 예정으로 지난 8월 영산강환경관리청에 환경성 검토를 요청했다.

◇모래언덕 ·모래밭 훼손 안된다=영산강환경관리청은 지난달 사업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신안군에 보냈다.

그 이유는 ‘사업지구가 모래언덕과 모래밭이 대규모로 분포하고 계속 발달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내세웠다.

모래언덕·모래밭이 바다와 육지 사이의 동식물 이동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태풍·해일로 인한 해안선 침식을 막아 줘 보존가치가 크다는 것이다.바람 자국을 비롯한 독특한 경관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산강환경관리청 자연환경과 노문수씨는 “충남 태안군의 사구 훼손이 사회문제화된 후 모래언덕·모래밭의 환경·생태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신안군에 ‘부동의’회신을 했다”고 말했다.

일부 환경단체도 갯벌생태공원의 위치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목포환경운동연합 김경완 사무국장은 “증도 우전해수욕장은 갯벌은 없고 모래언덕뿐”며 “갯벌이 잘 발달한 압해도가 더 적당하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는 육지 해안의 모래언덕·모래밭의 보존·관리를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 중이고 연말께 그 결과가 나온다.

증도 같은 섬 지역의 것은 조사대상에서 빠져 있다.

◇신안군 입장=신안군은 영산강환경관리청에 환경성 검토를 재요구하고 문화관광부에도 환경부와 협의해 정책적으로 문제를 풀어달라고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증도 갯벌생태공원이 제4차 국토종합개발계획 중 남해안관광벨트계획에 반영된 국책사업이고,모래언덕·모래밭이 아닌 곳은 농업진흥지역이라서 농지법에 걸려 위치 변경이 힘들다는 것이다.

신안군 박원호 공원관리담당은 "시설 배치 ·조경뿐 아니라 건물 내부까지 환경친화적으로 설계 ·디자인했다"며 "모래언덕 등을 보존이 꼭 필요한 곳만 보호구역으로 정하고 나머지는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공원을 조성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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