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실탄' 비축한 기관 순매수로 돌아설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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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증시가 악재에 둔감해지고 수급에 좌우되는 양상이다.

지난주 미국에서 생화학 테러가 확산됐지만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게다가 경기침체가 여전하고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도 주가는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

요컨대 뚜렷한 이유없이 주가가 오르는 불안한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굳이 상승 원인을 찾자면 테러와 전쟁이라는 엄청난 악재를 경험한 투자자들이 어지간한 재료에 둔감해졌다는 점과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세력들의 단타성 자금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이 많이 사고 판 종목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특별한 호재를 지닌 기업들이라기보다는 테러 이후 동반하락 과정에서 실적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진 종목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테러전쟁에 돌발변수가 불거지지 않을 경우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이번주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주초부터 판매되는 장기증권저축 상품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안정시킬 것이다.

기관들이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이달 들어 대규모 주식매도로 '실탄'을 비축한 기관들이 주식매입에 나설 경우 외국인과 기관이 이끄는 쌍끌이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수요증가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주가의 추가상승에 절실한 경기 및 기업실적 개선 신호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 연초 이후 지수대별 매물분포를 감안할 때 지수 550선 돌파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유동성 장세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단기간에 그칠 공산이 크다.

또 주가 오름세가 지난달 말 이후 상승과정에서 소외된 업종과 종목에만 국한되는 모습을 띨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주에 종목별 순환매 장세를 예상하고 외국인과 기관들의 매매종목과 가격대를 지표로 단기매매에 주력하는 전략을 펴는 것이 바람직할 듯싶다.

임봉수 기자

<이번주 증시재료>

◇ 호재:장기주식저축 발매

외국인 순매수 지속 기대감

프로그램 매도차익거래

청산에 따른 신규 매수세 유입 기대

◇ 악재:생화학테러 공포 확산

부진한 기업실적

수출감소와 경기침체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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