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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고전 배워보세, 도올 온라인 서원 개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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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인터넷 도올서원’이 생긴다.

‘도마복음’이 묻혀있던 이집트 나일강 상류 나그함마디 지역 일대를 도올 김용옥 원광대 석좌교수가 탐사했다. 인근 마을의 주민과 함께 도올이 포즈를 취했다. 도마복음에 나오는 “칠일 갓난 작은 아이에게 삶의 자리에 관해 물어라”는 구절이 생각났다고 한다. [통나무출판사 제공]

도올 김용옥(62) 원광대 석좌교수의 고전 강의를 언제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게 됐다. 1년간 준비해 왔다. 7일 공식 개통한다. 인터넷 주소는 www.hooz.com이다. 이곳에 ‘나를 바꾸는 즐거운 공부’(줄여서 ‘나즐공’)라는 공부방을 마련했다. ‘나즐공’이 인터넷 도올서원이다. 현재 ‘공부를 왜 하는가’를 주제로 ‘맛보기 강의’를 시험 방영 중이다.

1994년 1월 서울 동숭동에 문을 연 ‘오프라인 도올서원’은 2002년 이후 휴강 상태다. 도올은 당초 ‘오프라인 도올서원’의 재건을 시도하다가 온라인에 눈을 떴다고 했다.

◆인터넷과 인문학의 만남=도올은 1990년대 초 오프라인 도올서원을 개원하며 대학 밖 인문학 공부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 1990년대 말부터는 TV 강좌를 통해 인문학과 대중이 만나는 공간을 크게 넓혔다. 이제 인터넷과 인문학의 도올식 만남이 시작된다. 도올은 “공원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고전을 공부하는 젊은이를 상상해보라”고 했다. 21세기 최첨단 기술과 동서양의 고전이 만나 새로운 문명을 펼쳐가리라고 기대했다.

도올은 고전번역 출판과 인터넷 강의를 병행할 계획이다. 예컨대 최근 『도올의 도마복음 한글역주 2·3』(통나무출판사)을 펴내면서 동시에 도마복음 인터넷 강좌 녹음도 마쳤다. 도마복음 인터넷 강의는 총 83회(회당 50분 강의) 분량이다. 대학교의 3학점 강의로 치면 거의 두 학기 분량이다.

이와 함께 도올은 『대학·학기 한글역주』(통나무, 2009년 출간) 의 녹화도 마쳤다. 인터넷으로 모두 14회(회당 1시간) 강의한다. 기존에 출간된 『논의 한글역주1·2·3』의 강좌도 녹음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펴낼 『중용 한글역주』 『맹자 한글역주』 등도 출판과 함께 인터넷 강의로 선보인다. 50분짜리 한 회당 수강료가 2000원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무료 강좌도 포함된다.

◆도마복음 3권 완간=‘도마복음’은 1945년 12월 이집트 나일강 상류 나그함마디 지역의 절벽 바위 밑에서 발견됐다. 이후 세계 신학계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도올의 도마복음 한글역주』(전3권)는 이를 번역·해설한 책이다. 도올은 “대학시절 노자 『도덕경』을 접한 이후 가장 큰 충격을 도마복음에서 받았다”며 “상식적이면서 심오하고 건강한 모습의 ‘살아있는 예수’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도올은 이 책을 “나의 은사 허혁선생님께 바친다”고 했다. 허혁 전 이화여대 교수와 도올의 인연은 60년대 초반 시작된다. 허 교수가 독일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해 서울 보성고 독일어 교사로 부임했다. 도올은 보성고 2학년이었다. 신학대학을 가기 위해 허 교수와 6개월간 편지를 주고받으며 상담했다. 세계 신학계의 최신 정보를 그로부터 얻었다.

무엇보다 도올의 일생에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하는 ‘번역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이도 허 교수였다. 허 교수를 만난 때부터 치면 40여 년의 사상 역정이 이 책에 녹아 있는 셈이다. 도마복음 114개 장의 주제를 동서양의 각종 철학·종교와 비교한 표를 책 말미에 실었다. 동서양 사상과 종교의 회통을 지향하는 도올의 특성이 집약돼 있다. 중앙일보 일요판 ‘중앙SUNDAY’에 2007년부터 2년간 연재했던 ‘도올의 도마복음 이야기’가 이 책의 모태가 됐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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