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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혁명가 캐머런, 아마존 댐 반대하는 이유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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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아바타’로 세계영화사를 새로 쓴 ‘영상의 혁신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행보가 연일 주목 받고 있다. 생물다양성·지구온난화 등 생태문제를 잇따라 언급하며 ‘환경운동 전도사’로 변신했다. 특히 브라질 정부가 아마존 싱구강에 건설 예정인 벨로 몬테 댐 건설 반대운동에 적극 뛰어들었다. ‘아바타’의 3D입체영상으로, 영상산업은 물론 인류 삶의 양식에 일대 변혁을 예고한 그는 NASA의 화성탐사 프로젝트에도 가담하는 등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아바타’의 해양버전인 속편 제작 계획도 밝혔다.

생태의 중요성을 강조한 영화 ‘아바타’ 이후 지구촌 환경전도사로 변신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 브라질 정부의 아마존 대형 댐 건설을 반대하고 나섰다. ‘아바타’는 해양 버전으로 속편이 제작된다. 1편의 메인 캐릭터가 그대로 등장한다. [중앙포토] 아래는 영화 ‘아바타’의 한 장면. [20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문명비평가 캐머런=캐머런 감독은 지난달 말 서울에서 열린 ‘제4차 환경을 위한 글로벌 기업정상회의(B4E 서밋 2010)’ 중 CNN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패널로 나와 아마존 댐 건설 반대 의사를 거듭 밝혔다. 미국 LA의 집에서 위성으로 연결된 그는 3D영상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고, 서울 코엑스의 방청객들은 3D 안경을 쓰고 이를 관람했다.

캐머런은 이날 “댐 건설지는 강 주변에 18개 부족 2만5000명이 살고 있는 아마존의 열대우림”이라며 “1만1000MV 규모라고 하지만 계절적인 강우량 차이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3000MV 규모에 불과하다. 브라질 대중에게는 이것 하나면 에너지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전달되고 있지만 여기서 생산되는 전기는 전부 인근 알루미늄 공장에서 사용될 것이다. 아마존에 댐이 들어서는 것을 막고, 나아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라이프 스타일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워치’‘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들과 함께 ‘아마존 지킴이’로 변신한 캐머런 감독은 직접 아마존 숲으로 들어가 원주민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는 “댐 개발이야말로 ‘아바타’에 나온 대로 원주민의 문화와 자연을 희생시키려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브라질 정부와 환경단체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댐 건설은 ‘브라질판 아바타’로 불리고 있다.

◆우주과학자 캐머런=감독은 NASA의 우주탐사 계획에도 참여하고 나섰다. 최근 AP통신은 2007년 수립된 차세대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의 3D 카메라 장착 계획이 예산초과 등으로 축소되자, 캐머런이 직접 NASA 책임자를 만나 3D 카메라 장착을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캐머런은 현재 공동연구자로 이름을 올리고 3D 카메라에 첨단 솔루션 장착을 돕고 있다.

◆영상혁신가 캐머런=영화 팬 입장에서 가장 눈길 끄는 뉴스는 역시 ‘아바타2’다. 캐머런은 최근 판도라의 바다에서 벌어지는 ‘아바타2’ 제작 계획을 밝혔다. ‘아바타’의 메인 캐릭터인 제이크와 네이트리가 그대로 출연하되, 배경은 전혀 새롭게 창조된다. 그는 최근 3D열풍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3D 영화로 큰 돈을 만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3D 영화를 만들 때 파생되는 문제를 간과한 것”이라며 “특히 8주 만에 포스트 프로덕션으로 만든 3D영화(2D 전환 영화)는 3D가 아니라 2.8D”라고 비판했다. 그는 “3D전환에는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린다”며 자신의 연출작인 ‘타이타닉’(1997)을 항해 100주년이 되는 2012년에 3D버전으로 개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전세계에 출시된 ‘아바타’의 블루레이는 2D 버전임에도 엄청난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DVD·블루레이 판매량은 북미에서만 670만장. 업계에서는 3D 버전이 출시되면 역대 극장 개봉 1위에 이어, 홈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도 판매 신기록을 예상하고 있다.

캐머런 감독은 12,13일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제7회 ‘서울 디지털 포럼 2010’을 위해 첫 내한한다. 지금은 세계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최고 거장이자 권력으로 꼽히지만 ‘터미네이터1’ (1984) 때만 해도 제작자를 찾지 못해 시나리오를 1달러에 팔았던 그다. 디지털 영상기술의 새 장을 개척하며 영상과 상상력의 혁명을 이끌어온 ‘창의적 모험가’인 그는 ‘상상력과 기술, 신(新) 르네상스를 맞다’를 제목으로 기조 연설한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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