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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살아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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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황에 빠졌던 한국 해운업계가 수렁에서 벗어나고 있다. 해운업 ‘빅3’로 불리는 한진해운·현대상선·STX팬오션의 실적이 일제히 호전됐다.

STX팬오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36억원을 올리며 ‘빅3’ 중 가장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3일에는 인도의 에너지기업인 콜앤오일 그룹과 10년간 인도네시아산 석탄을 인도로 실어나르는 장기운송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STX팬오션에 이어 현대상선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1분기에 영업이익 116억원을 기록했다. 5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것이다. 매출도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7% 증가한 1조7555억원에 달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지난달에도 회복세가 이어져 영업이익이 2008년 월평균 영업이익(489억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10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지주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와 사업회사인 ‘한진해운’으로 분리된 이후 첫 분기 기준의 실적 발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10일 공시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지난해 최악의 불황에서 벗어나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영업실적이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운 시황을 보여주는 각종 지수와 실제 운임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2분기에 실적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정기선의 경우 중국·인도의 원자재 수입과 남미산 곡물수송 증가로 7만DWT급 파나막스벌크선과 5만DWT급 핸디막스벌크선 운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부산에서 미주지역으로 나가는 컨테이너화물 운임은 TEU(20피트 컨테이너)당 2100달러, 유럽행은 2000달러에 달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선주협회 김영무 전무는 “해운 시황이 바닥을 치고 올 들어 확연히 턴어라운드했다”며 “국내 해운업이 완전히 살아나려면 침체한 선박금융 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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