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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 힘은 가이젠(개선) 정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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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도요타자동차(이하 도요타)의 힘은 문제점을 해결하고도 또다른 문제를 찾는, 끊임없는 가이젠(改善) 정신입니다."

내년 3월 25일부터 6개월간 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 열리는 아이치(愛知) 세계박람회 홍보차 지난 15일 한국을 찾은 도요타자동직기 이시카와 타다시(石川忠司.63.사진) 사장은 도요타 성공 배경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1910년대 도요타자동직기에서 처음 시작한 가이젠이 도요타로 전수돼 이제는 도요타 그룹을 대표하는 철학이 됐다"고 말했다.

이시카와 사장에 따르면 오늘날의 도요타는 1920년대 도요타자동직기에서 벤처 사업으로 시작했다는 것. 당시 자동직기 창업주인 사키치(佐吉)의 장남 기이치로(喜一郞)가 미국을 여행하고 돌아온 뒤 자동차에 손을 댔다. 기이치로는 "의식주가 해결되면 사람은 자동차를 찾게 된다"며 미래를 내다보고 자동차 사업에 착수했다. 이시카와 사장은 "이후 일본의 패전으로 한때 부도 위기에 몰린 적도 있지만 도요타는 끊임없는 가이젠으로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도요타 공장의 연간 가이젠 건수는 60만건에 달하고 있다. 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도요타의 4세 경영 승계여부가 화제다. 이시카와 사장은 이에 대해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 간에 조화로운 경영 교대가 이루어져온 게 도요타의 큰 강점"이라며 "4세인 아키오 전무가 능력을 갖춘 데다 좋은 실적을 내고 있어 사장에 오르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요타자동직기는 도요타 그룹의 창시자이자 발명왕인 도요타 사키치가 1910년 창업한 회사. 지난해 매출 300조원을 돌파한 도요타 그룹의 지주 회사다. 도요타자동차 주식의 5.7%를 갖고 있으며, 도요타자동차 역시 자동직기의 주식 25%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13조5000억원(1조2250억엔)의 매출에, 7700억원(7백억엔)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름과 달리 현재 도요타 자동직기의 섬유기계 매출 비중은 10%에 머문다. 에어컨 콤프레셔 등 자동차 부품이 전체 매출의 60%를, 포크레인 등 산업용차량이 나머지 30%를 차지하고 있다. 2002년부터 소니와 합작한 ST-LCD라는 회사를 통해 액정 판넬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시카와 사장은 이날 일본 중부지역 경제동우회 사장단 30여명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아이치 박람회 설명회를 하고, 삼성전자와 삼성인력개발원 등도 둘러봤다.

내년에 열리는 아이치 박람회는 '도요타 박람회'라고 불릴 정도다. 도요타의 본고장에서 열리는데다 박람회에 맞춰 개항하는 나고야 신공항의 재정을 도요타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람회 테마는 인간과 자연의 친교라는 의미로 '자연의 예지'라고 정했다.

도요타는 이번 박람회에 여러 가지 환경친화적인 신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시카와 사장은 "트럼펫을 부는 인간형 로봇부터 배출가스 대신 물만 내뿜는 연료전지 버스,하이브리드(전기+가솔린) 자동차 등이 소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나고야 출신인 이시카와 사장은 도쿄(東京)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40여년간 도요타 자동직기에서 인사,노무를 담당해오다 2001년 사장에 올랐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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