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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몰린 모델하우스 "분양시장 살아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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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아파트 분양시장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업체들이 겨울 비수기에 앞서 분양을 서두르는 가운데 모델하우스에 인파가 늘고, 순위 내 청약마감도 이뤄지고 있다. 분양권 전매 제한이 일부 완화된 부산 등의 경우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이 다시 등장하는가 하면, 국세청 단속반까지 출현했다.

지난 19일 문을 연 경기도 용인시 성복지구 경남아너스빌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21일까지 사흘간 2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경남기업 김수년 과장은 "미리 준비한 팸플릿 2만부가 동나 추가로 2만부를 주문했다"며 "지방에 대한 규제완화가 수도권까지 투자심리를 안정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23일부터 청약을 받는다.

분양권 전매 일부 완화 이후 첫 분양에 나선 부산시 용호동 오륙도SK뷰에는 모델하우스 밖까지 200m나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는 등 지난 19일 개관 이후 1만6000여명이 다녀갔다. SK건설 하두천 부장은 "떴다방이 모여들자 국세청 직원들이 불법 전매행위를 금지하는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며 "냉랭했던 부산 분양시장이 규제 완화의 덕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이 지난 17일 전남 목포 남악지구에서 분양한 옥암푸르지오에도 수도권에서 원정간 떴다방 30~40명이 몰려 호객행위를 했다. 이 아파트는 550가구 분양에 3순위까지 2248명이 신청해 4대 1로 마감됐다. 충북 청주시 산남지구에서 지난 19일 문을 연 현진.계룡.대원건설 등 모델하우스에도 연일 수천여명의 인파가 몰리고 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분양시장 회복을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청약통장 사용보다는 3순위가 대부분이어서 가수요가 많다. 실제 목포 옥암푸르지오의 경우 1, 2순위에는 99명만 청약했고, 청약통장 없이 신청할 수 있는 3순위에 2149명이 몰렸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규제 완화로 청약률이 높아졌지만 아직 실수요 청약이 많지 않아 계약률은 높지 않다"며 "투자심리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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