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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뛰는 직장인] 실패도 큰 자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0면

S그룹 계열사의 회의실 풍경.

"나는 오늘 고객의 입장에서 들어야 했는데 회사 입장만 고집했어요."

"나는 오늘 작업하다가 큰 낭패를 봤습니다."

"A지점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판단 착오로 그만…."

뭔가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팀원들에게 잘못한 사례를 솔직하게 고백한다. 팀원들은 진지하게 경청하고 나름대로 개선방안을 제시한다. 이른바 '실패파티'. 참석자들은 실패한 동료에게 용기를 준다.물론 인사상의 불이익은 없다. 실패경험은 데이터 베이스로 관리돼 회사원들이 공유한다.

우리는 작은 실수를 감추기 위해 더 큰 실수를 연속적으로 하게 된다. 실패 파티의 핵심은 실수에 담긴 교훈을 배우자는 것이다. 바야흐로 자원 재활용 시대다. 실패를 감추고 혼자 끙끙대다가 폐기 처분해 버리면 그것만으로도 큰 낭비다. 실패도 재활용함으로써 성공이 시작되는 것.

L그룹 현장소장들도 작업을 하면서 실수한 경험들을 공개하면서 재발 방지에 힘쓴다.어디서부터 실패가 시작됐는지.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 구체적으로 점검하고 토론한다.

일본 '소프트 뱅크'손정의 사장도 실패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는 회사가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을 해야 할 때 한가지 원칙을 지킨다고 한다.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직원이라 할지라도 뭔가 도전하고 노력했던 직원은 절대 퇴출시키지 않는다는 것.

반대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는 않았으나 아무런 도전도 시도하지 않은 게으른 직원은 퇴출시킨다. 그는 실패에서 더 큰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에디슨이 발명왕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실패의 교훈이었다. 그는 하나의 성공을 위해 9천9백99가지의 실패를 해야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절망하기보다 "실패야 고맙다"라고 말하면서 똑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애썼다.

이제 직장인들도 나의 실패를 감추고 남의 실패를 비웃지 말자. 실패 속에 담긴 성공을 끄집어내는 겸허한 노력! 찾는 사람에게만 성공은 숨은 그림처럼 나타난다.

프리랜서 카피 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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