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PO 승부'안방마님'하기나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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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장군멍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현대-두산전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난 13일 수원 2차전에서 두산이 5-3으로 승리, 나란히 1승1패를 기록하면서 승부는 15일부터 잠실에서 열리는 세차례 경기에서 가려지게 됐다.

1,2차전에서 드러난 두 팀의 전력은 백중했다. 현대가 조직력에서, 두산은 불펜 투수진과 타선의 힘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공격형 포수의 대명사로 꼽히는 양팀 포수 박경완(29.현대)-홍성흔(24.두산)의 대결은 두 경기 승부를 고스란히 담은 축소판이었다.

◇ 형님 먼저 아우 먼저

두 선수 모두 결승타를 터뜨리며 팽팽히 맞섰다.

첫 판은 선배 박선수의 한방이 빛났다. 박선수는 1차전 1-1 동점이던 8회말 2사 만루에서 두산 구원투수 진필중의 몸쪽 높은 직구를 받아쳐 싹쓸이 2루타로 승부를 갈랐다.

프로야구 포수로서는 처음으로 20-20클럽(홈런.도루 20개 이상)에 가입한 박선수의 센스있는 주루플레이도 돋보였다.

자존심을 다친 홍선수는 2차전에서 소총으로 맞섰다. 0-0이던 2회초 2사 1,2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결승타를 때렸고, 7회초도 안타로 출루해 후속 타자의 홈런 때 득점하는 등 4타수 3안타로 맹활약했다.

홍선수는 두 경기에서 8번 타자로 나섰으나 8타수 6안타를 기록, 김동주.심재학.우즈의 클린업 트리오가 부진한 두산 타선의 핵으로 등장했다.

◇ 평상심을 찾아라

안정감은 포수의 최고 덕목이다.

박선수는 팀으로부터 후배 투수를 다스리라는 특명을 받았다. 그래서 올해 10승 투수에 진입한 전준호.마일영을 비롯, 신철인 등 어린 후배들이 포스트 시즌에서 불과 1~2이닝 정도만 던진 경험 부족을 메웠다.

박선수의 리드로 1차전 8회초에 등판한 신철인은 포스트시즌 첫승을 낚았다.

반면 프로 3년차 홍선수는 쉽게 흥분하는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몇차례 악송구로 화를 불렀던 홍선수는 올해는 불교신자답게 참선으로 마음을 안정시켰다. 그 결과 평소 제구력이 불안했던 2차전 선발 빅터 콜을 차분하게 이끌었다.

홍선수는 "존경하는 포수 경완이형과의 대결이 부담스럽다. 그러나 집중력이 좋아져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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