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이진택 높이뛰기 11연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낙후 종목인 육상에서는 장기집권이 횡행한다. 전국체육대회 5,6년 연속 우승은 보통이고, 10연속 우승 이상을 기록하는 경우도 흔하다. 신기록은커녕 기록이 뒤로 가는데도 선배를 끌어내리는 후배마저 없다.

14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전국체전 남자일반부 높이뛰기에서 이진택(대구.대구시청)이 11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관중들은 은메달을 딴 배경호(경북.안동시청)에게 더 많은 박수를 보냈다. 새 얼굴에 목마른 육상계의 염원을 알리는 소리였다.

배경호는 이진택과 똑같이 2m24㎝를 넘고도 시기차에서 밀려 아깝게 은메달에 그쳤다. 배선수는 자신의 최고기록을 4㎝ 높였고, 이진택은 자신의 최고기록(2m34㎝)에서 10㎝나 뒷걸음질쳤다. 한때 세계 랭킹 3위까지 오르며 국내 무대에서 무적을 구가하던 이선수가 마침내 도전자를 만난 것이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2m15㎝로 은메달을 따내 주목받기 시작한 배선수는 이미 올해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이진택을 누르고 우승, 차세대 기대주로 공인받았다.

역도와 사이클에서는 한국신기록 다섯개가 나왔다. 역도 남자일반부 77㎏급의 이강석(강원.강원도청)은 인상에서 1백60.5㎏을 들어 자신의 한국최고기록(1백60㎏)을 경신했다. 이선수는 용상(1백92.5㎏)과 합계(3백52.5㎏)에서도 우승, 3관왕에 올랐다.

85㎏급의 송종식(강원.양구군청)은 용상 2차시기 2백5㎏,3차시기 2백7.5㎏으로 잇따라 한국신기록(종전 2백2.5㎏)을 세우며 우승했다.

사이클 여자일반부 도로개인 25㎞의 임향준(전북.국민체육진흥공단)은 35분49초63을 기록, 35분50초56의 박하정(전남.나주시청)을 아슬아슬하게 제치고 우승했다. 두 선수 모두 한국신기록(종전 35분51초91)이었다.

지옥 훈련을 거부, 대표 자격을 박탈당했던 남자양궁의 정재헌(대구중구청)은 남자일반부 개인전에서 우승했다.

종합순위에서는 6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리는 서울이 2만1천7백40점(금94.은71.동65)으로 전날까지 1위를 달리던 경기(2만1천6백13점.금82, 은60, 동88)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선두로 도약했다.

천안=허진석.문병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