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연변일보 최호 부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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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북한 주민들이 중국으로 탈출하고 중국동포들이 한국으로 밀입국하는 악순환의 고리는 통일이 돼야만 끊을 수 있을 것입니다."

조선대가 주최한 '해외동포 언론인 현황과 한민족 공동체'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연변(延邊)일보 최호(崔虎.38)부사장은 최근 발생한 중국동포 밀입국 참사 소식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밀입국 조직원들이 숨진 사람들을 바다에 집단 수장(水葬)한 것은 '죄에 죄를 더한 것(罪上加罪)'"이라고 지적했다.

崔부사장은 "한국과 중국의 생활수준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중국동포의 밀입국 행렬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중국동포의 입국 및 취업 규제를 완화해 주면 밀입국 문제가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중국동포가 15만명 가량 한국에 체류 중이라고 추정했다.

"서울 가리봉동 일대에 '조선족 타운'까지 생겼습니다. 그런 만큼 중국동포들이 고국에서 일한다는 자긍심을 갖도록 민간.종교단체뿐 아니라 한국 정부 차원에서 배려해주면 좋겠네요."

崔부사장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주들에겐 "중국에 적응하는 동안에만 한시적으로 이용하고 휴지처럼 버리는 존재가 아니라 한.중 교류의 소중한 매개체로 중국동포를 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탈북자 문제에 대해 "한국 언론이 그들의 인권을 중시하는 태도는 좋다"며 "그러나 적나라하게 보도하다 보면 북한의 송환 요구가 거세지고 중국의 탈북자 색출이 강화돼 오히려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월드컵 때 연변일보가 한국에 취재팀을 파견해 중국동포들에게 뉴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崔부사장은 지난 11일 중앙일보를 방문, 금창태(琴昌泰)부회장.이제훈(李濟薰)사장을 만나 협력사업을 논의한 뒤 12일 출국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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