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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프간인 시름… 불안으로 하루하루 보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20년 넘게 계속된 지긋지긋한 고국의 내전이 이제 제발 끝나길 바랄 뿐입니다."

한국에 사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은 요즘 비탄과 갑갑함 속에 하루하루를 보낸다.

국내에서 옷감을 만들어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등지로 수출하는 아프간 코퍼레이션의 카림 율라(26.사진).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판셰르 지방 출신인 그는 "전화불통으로 현지 부모.형제들과 연락이 끊겼다"며 "안부를 들을 길이 없어 초조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원단 구입차 지난달 한국에 온 바이어 모하마드 나데(32)는 수도 카불 출신. "가족들이 파키스탄으로 대피해 일단 안심"이라는 그는 "모든 아프가니스탄인이 탈레반 편은 아니다"고 강조한다.

올해 한국을 방문한 아프가니스탄인 2백명 중 현재 체류 중인 사람은 다섯명. 이들은 그러나 한국정부의 의료지원 결정에 대해선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 고생하는 동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이들과 함께 사업을 하는 한 한국인은 "이들은 특히 미국 테러사태 이후 한국의 정보기관 등에서 계속 찾아와 상당히 불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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