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여운환 수십억대 돈거래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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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용호(李容湖.43.G&G그룹 회장)씨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여운환(呂運桓.47.J건설 대표)씨가 李씨 사건 무마를 위한 금품 수수 외에 李씨와 최소한 수십억원 이상의 자금거래를 해왔음이 드러났다.

또 呂씨의 측근인 H씨(46.H건업 대표)도 李씨와 수백억원대를 거래해왔으며, G&G그룹이 H씨 명의의 증권계좌를 별도로 관리해왔음이 4일 확인됐다. 이는 李씨와 呂씨가 지난달 30일 呂씨에 대한 검찰의 기소 내용(呂씨가 李씨로부터 사건무마용으로 42억여원을 받아 상당액 착복)보다 훨씬 더 긴밀한 공생 관계를 맺어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呂씨가 아직까지 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로비자금 32억원을 정.관계 로비에 썼을 가능성이 커져 철저한 규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李-呂 자금거래=呂씨는 李씨 계열사인 삼애인더스의 해외 전환사채(CB) 매입을 포함, 지난해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J건설을 통해 李씨와 거액의 거래를 해왔다.

본지가 입수한 G&G의 지난해 J건설 대차정산서에는 총 지급액이 99억8천4백만원(일반자금 28억원.전환사채자금 19억8천4백만원.사건해결자금 52억원)이며 입금액은 49억8천만원(일반자금 14억6천만원.전환사채자금 10억원.사건해결자금 25억2천만원)으로 기록돼 있다.

呂씨는 또 지난해 5월 李씨로부터 S사 주식 10만주를 빌렸다가 두달 후에 8만주를 돌려주는 등 긴밀한 금전거래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 呂씨 측근도 거액 거래=呂씨 측근인 H씨도 李씨와 지난해부터 지난 7월까지 4백억원대의 현금 및 어음.주식 거래를 해왔음이 4일 본지가 입수한 G&G그룹의 회계장부( 'H건업 대출금 당좌 견질 및 미대출 어음회수분' 등)를 통해 확인돼 呂씨와의 관련성이 주목된다.

H씨는 지난 1월 李씨 소유이며 呂씨가 임대권을 가진 광주 프라도호텔을 담보로 1백억원을 대출받는 등 1990년대 초 광주지역 폭력조직인 국제PJ파 결성 때부터 呂씨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인물이다.

李씨와 H씨의 거래내역 중에는 G&G계열사인 KEP전자가 지난해 7월 경기도 분당의 주상복합건물 공사를 H씨가 경영하는 두 회사에 하도급을 주면서 공사비로 1백억원짜리 어음을 준 것 등이 포함돼 있다.

또 G&G는 M증권 서울강남센터 계좌 명의로 H씨의 주식을 관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성호준.손민호.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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