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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히딩크호 속도 빨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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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히딩크의 빠른 템포 축구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4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대표팀(24세 이하로서 2004년 올림픽에 대비한 팀)과의 평가전에서 유상철(가시와 레이솔)을 중앙 수비수에 배치하는 새로운 포메이션을 시험했다. 유선수는 상대 공격을 차단하면서 수비라인을 든든히 구축했고, 공격진에 원활히 패스를 연결하는 등 공격에도 활기를 불어넣으며 공.수 조율사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공격에서는 최태욱(안양 LG)과 이천수(고려대)의 빠른 발을 이용한 공격이 빛을 발하며 득점기회를 여러 차례 만들었다.

대표팀은 이날 한 수 아래인 올림픽팀과의 경기이기는 했지만 히딩크 감독이 강조한 최종 수비와 미드필더와의 간격을 좁히고, 공.수 전환을 빠르게 하는 새로운 전술을 무난히 소화해내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히딩크 감독은 전반에 전우근.김재영(이상 부산 아이콘스), 서덕규(울산 현대) 등 2진급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기량을 점검했으나 공.수에 맥이 끊기고 수비도 불안했다.

전반 4분 대표팀 수비의 패스를 가로챈 올림픽팀 차두리(고려대)가 슛한 볼이 골키퍼 최은성(대전 시티즌)의 손에 맞고 퉁겨나오자 최영훈(전북 현대)이 강하게 차넣어 올림픽팀이 먼저 득점했다. 이후 4-4-2와 4-3-3 포메이션을 번갈아 쓰며 맹공을 퍼붓던 대표팀은 44분 전우근의 오른발 동점골로 1 - 1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들어 선수를 전원 주전급으로 교체한 뒤부터 대표팀의 공격은 활기를 띠었다. 13분 최용수(제프 이치하라)와 투톱으로 기용된 최태욱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최종 수비까지 제치고 슛, 리드를 잡았고 22분에도 최용수의 슛이 골대를 맞고 퉁겨나오자 가볍게 차넣어 3 - 1을 만들었다.

최선수는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왼쪽 진영을 단독 돌파, 이천수에게 완전한 찬스를 만들어주며 2골.1도움을 기록했다. 후반에 세골을 몰아넣은 대표팀은 차두리가 후반 중거리슛으로 한 점을 만회한 올림픽팀에 4 - 2로 이겼다.

히딩크 감독은 "전술훈련과 조직력을 차차 보완해가겠다" 면서 "유상철.최태욱.송종국 등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준 게 만족스럽다" 고 말했다.

대구〓전진배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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