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관광공사 추천 단풍 드라이브 코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설악에서 시작한 단풍이 가을을 재촉하는 비와 함께 남쪽지방으로 내려가고 있다. 산하는 붉은 색으로 치장하고 들녘은 온통 누렇게 물들었다.

한국관광공사(http://www.knto.or.kr)는 백두대간 고갯길 7곳을 10월에 가볼 만한 여행지로 선정했다.

강원도 산골마을의 정겨운 풍경이 아직도 남아 있는 닭목재(강릉),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고개인 만항재(태백), 정감록의 십승지지 중 하나로 인적이 뜸한 마구령과 고치령(경북 영주),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인 하늘재(경북 문경), 경북 김천과 전북 무주를 잇는 덕산재, 그리고 전북 무주와 경남 거창을 잇는 빼재, 고려말 이성계가 왜구를 무찌를 때 얽힌 전설이 깃들인 여원치(전북 남원)가 그곳이다.

그중 강원도의 닭목재와 만항재는 지금 단풍이 한창이다. 이번 주말 단풍구경을 떠날 드라이브 코스로 소개한다.

◇ 닭목재(강원도 강릉)=백두대간이 대관령을 지나서 처음 고개를 떨구는 곳. 대관령을 내려와 오른쪽으로 핸들을 돌려 국도 35호선을 따라 가면 때묻지 않은 숲길과 고랭지 채소밭의 이색적 풍광이 도로변에 숨어 있다.

평창군 도암면 수하댐에서 수로 터널을 통해 흘러온 물이 저장되는 오봉 저수지를 지나면 왕산교 삼거리길에 닿는다. 왼쪽은 삽당령을 넘어 정선군 임계면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강릉 9번 군도를 따라 닭목재를 넘어 노추산 계곡이나 고단리로 갈 수 있다.

왕산교에서 고단리까지의 11㎞ 구간에 우뚝 솟은 닭목재에서는 능선길이 능경봉(1천1백23m)~고루포기산(1천2백38m)~대관령으로 이어지는 첩첩산중이다.

왕산교에서 닭목재로 오르는 구간은 가을철이면 단풍을 감상하기에 좋다. 다만 경사진 급커브 길이 연이어 있어 단풍에 취하다 보면 자칫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닭목재를 넘어 대기리 삼거리까지는 아스팔트 포장길이지만 구절리나 피덕령 방면은 승용차로 통행하기가 다소 불편하다.

◇ 만항재(태백)=정선군 고한읍.영월군 상동읍.태백시 등 3개의 고장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잡고 있는 고개(1천3백13m)다.

남한에서 여섯째로 높은 산인 함백산(1천5백73m)이 태백산(1천5백67m)으로 흘러내리다 잠시 숨을 죽인 곳이다. 지리산 정령치나 평창 운두령보다 높다.

한밤중 만항재 정상에 오르면 자욱하게 낀 안개 사이로 언뜻언뜻 내비치는 별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신비스러운 경험을 맛볼 수 있다. 정암사 입구를 지나 고개에 오르다 보면 예전에는 탄광촌이었으나 지금은 조그만 밭뙈기에 기대어 사는 만항마을을 지나게 된다. 만항재에는 육상훈련장이 있다.

만항재에서 화방재 방면으로 내려가다 보면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 봉우리가 눈앞에 바짝 다가와 다시금 탄성을 내뱉게 만든다. 구절양장(九折羊腸)이지만 만항재를 넘나드는 길은 가을철 단풍 감상을 겸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정선군의 화암팔경을 비롯해 태백시의 황지.검룡소.석탄박물관.용연동굴, 영월군의 장릉.청냉포.삿갓묘 등 볼거리가 많아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1박2일 코스로 무난하다.

김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