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KBS '학교4' 이유리 신데렐라 꿈 무럭무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KBS의 인기 청소년 드라마 '학교' (일요일 저녁 7시10분)는 청춘 스타의 산실이다.

1999년 초 시작한 이 드라마를 통해 신인이었던 장혁.배두나가 10대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안재모.양동근.하지원.김민선.조인성, 그리고 요즘 '우리가 남인가요' 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박광현까지, '학교' 는 스타 반열에 오르는 관문같은 역할을 해 왔다.

'학교 1' 이었던 이름도 어느덧 '학교 4' 로 나이를 먹었다.

그리고 스타 양성소라는 명성이 앞으로도 유효하다면, 이제 신인 탤런트 이유리(19.계원조형예술대학 2년.사진)를 주목할 만하다.

지난 4월 '학교 4' 의 막이 올랐을 때만 해도 이유리는 수많은 등장 학생 중 비중없는 한 명에 불과했다. 그것도 오디션에서 차점자로 떨어졌다가 PD의 배려로 막차를 탔다고 한다. 그러나 10대 특유의 자유분방함과 사춘기 소녀의 미묘한 감정을 훌륭히 연기해 내면서 일약 주연으로 떠올랐다.

최근 한 인터넷 잡지에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탤런트로 그가 꼽혔다. 다음.야후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스무 개 가까운 팬클럽이 활동 중이다.

사실 '학교' 촬영장에서 만난 이유리는 대학생이라고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삐죽삐죽 솟은 헤어스타일과 연신 굴려대는 눈망울이 영락없는 고등학생 소녀를 연상시킨다.

자신감도 넘쳤다. 연기 경력이 드라마의 방영 일수와 같음에도, 연기에 몰입하면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순대국과 선지국으로 말할 정도로 가식도 없다.

그가 극에서 맡은 '박서원' 은 미술을 전공하는 고교 2년생으로 자신의 능력에 심각한 콤플렉스를 느끼고 있다. 무시당하는 걸 세상에서 가장 싫어한다. 그렇다면 실제의 그는 어떨까.

"제가 남에게 얼마나 지기 싫어하는 성격인데요.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잠도 안 자고 될 때까지 매달려요. 감독님도 그런 점이 마음에 드신대요. "

이유리로선 첫 드라마 출연이다. 연기 학원을 다닌 경력도 없는 그의 유일한 연기 연습은 방에 있는 거울과의 대화라고 한다.

집에 있으면 거의 대부분을 거울 앞에서 표정과 감정 연기를 하며 보낸다는 것이다. 그 거울이 그를 '학교 1, 2, 3' 을 거쳐간 스타들처럼 신데렐라로 만들어 줄 지 지켜볼 일이다.

이상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