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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체감경기 8년 만에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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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8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가 좋다’고 느끼는 제조업체가 경기를 나쁘게 보는 곳보다 많아졌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달보다 4포인트 오른 103을 기록했다. 이는 2002년 2분기의 114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인 100을 웃돈 것이다. BSI 조사는 2003년부터 분기별에서 월별로 바뀌었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 상황을 좋게 보는 기업이 경기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기업보다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반대를 의미한다. 다음 달 업황 전망을 나타내는 BSI는 107로 지난달보다 2포인트 올랐다. 2002년 4분기 111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았다.

한은 기업통계팀 손원 과장은 “기준치가 100이긴 하지만 기업들이 경기 상황을 보수적으로 응답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달의 수치(103)는 상당히 높은 것”이라며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진 것과 1분기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것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달 BSI를 항목별로 보면 매출·생산·가동률·신규 수주 등 생산과 판매 부문의 세부 지수가 모두 지난달보다 2~5포인트씩 상승했다. 그러나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원자재 구매 가격에 대한 지수가 지난달보다 11포인트나 오른 133까지 뛰었다. 원자재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체들이 꼽은 경영 애로사항에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이 18.9%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환율 요인(15.7%)과 내수 부진(15.4%), 불확실한 경제 상황(11.8%) 등이었다. 다만 제조업체의 채산성을 나타내는 BSI는 93으로 지난달과 같았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채산성에 영향을 주는 단계는 아니라는 의미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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