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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JP 회동…"1년 남았지만 금방 갈거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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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종필(JP)자민련 명예총재= "날씨가 선선해졌어요. 계절은 어김없네요. 사람은 왔다갔다 하지만…. "

▶김영삼(YS)전 대통령= "계절은 참 정직하지요. 어느 분은 시작한 지 엊그제 같더니…. 임기가 1년 남았지만 금방 갈 거요. "

24일 저녁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중국식당에서 7개월 만에 이뤄진 YS와 JP의 2시간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두 사람은 마주앙 포도주 한병을 비웠다. 회동 후에는 박종웅(한나라당)의원과 자민련 변웅전 대변인을 불러 발표문을 구술했다. 그리곤 같은 엘리베이터에 동승해 내려갔다. 표정은 무척 밝았다.

YS와 JP는 '반(反)DJ' 세력 연합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전의 사전 접촉에서도 이에 관한 협의가 있었다고 한다. 동시에 이들은 '비(非)이회창' 으로 해석될 수 있는 입장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대북 쌀지원 방침을 "정부.여당뿐 아니라 야당마저 김정일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고 비판했다. 그리고 "이는 포용정책이 아니라 주권 포기 정책으로 테러집단인 김정일 공산독재정권만 이롭게 하는 것" 이라고 밝혔다.

둘은 특히 현재의 정치구도를 바꿔야 한다는 대목에서 가장 강렬한 표현을 썼다. "배신과 변절이 만연하는 불의한 정치풍토를 개탄하며, 신의와 도의를 저버린 파렴치한 정치인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정치풍토를 쇄신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신당 창당이나 정계개편을 의미하느냐' 는 질문에 朴의원과 邊대변인은 "두 분은 깊은 얘기를 많이 했다고 전하라고 했다" 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다음달 9일 JP를 자민련 총재로 추대하는 전당대회에 YS가 참석하느냐는 질문에도 두 사람은 "두 분은 언제든 형식에 구애없이 자주 만나기로 했다" 고 말했다.

일단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불편하다는 반응이다. 이회창 총재의 한 측근은 "대북 쌀지원의 규모와 절차는 국회 동의를 받을 것이며 이를 퍼주기식이라고 한 비난은 말도 안되는 소리" 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도 "노정객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몸부림" 이라고 비난했다.

전영기.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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