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ABC제도 참여로 투명경영 디딤돌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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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독자들에게 한 발 더 가까이 가려는 중앙일보의 의지는 투명한 경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시민단체가 신문을 비판하고 언론도 상호 비판하는 상황에서 자기 개혁을 하지 않는 신문은 독자에게 외면당하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지난 7월 발행부수공사(ABC)에 참여했고 이에 앞서 6월엔 사외이사제를 도입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였다. 독자들은 중앙일보의 ABC 참여로 신문이 어느 정도 발행되는지, 또 전체 발행부수 중 유가지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등 경영 내용을 보다 잘 알 수 있게 됐다.

학계에선 신문시장을 정상화하려면 ABC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부 신문사들이 적지 않은 비용을 무릅쓰고 무가지(無價紙)를 뿌리는 이유 중 하나가 발행부수를 늘려 광고 수입을 높이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신문업계의 자율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ABC제도가 무가지를 직접 규제하는 정부의 신문고시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를 비롯해 조선.동아 등 주요 신문 세 곳의 ABC 참여는 부수 부풀리기나 무가지에 의존하던 신문판매의 관행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학계와 언론계 안팎에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신문사들이 많은 정보와 양질의 기사를 제공하는 데 관심을 쏟으면서 독자들이 원하는 신문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광고시장의 거품을 없애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광고주들이 공인된 발행부수를 기준으로 광고 요금을 매길 수 있어 광고거래 질서가 잡히게 된다.

그러나 신문업계에선 유료부수에 경제.스포츠지 등이 실제 포함돼 있는지를 둘러싸고 신문사들과 ABC협회 등 사이에 논란이 있었다.

중앙일보는 이같은 발행부수 공사의 문제점이 개선된 뒤 공사에 참여하려 했으나 신문시장의 발전을 위해 먼저 참여한 후 문제점을 고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중앙일보는 또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로 사외이사제를 도입했다. 사외이사들은 독자를 대신해 정기.임시 이사회에 참석, 경영상 중요한 결정에 의사를 표시하고 경영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6월 사공일(司空壹)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과 김영무(金永珷)김&장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두 명이 중앙일보의 사외이사로 취임했으며 다음달 열릴 예정인 정기이사회에 참석한다.

김기평 기자

◇ ABC(Audit Bureau of Circulations)=신문.잡지.웹사이트 등의 발행부수 및 접촉자수 공사(公査)기구. 신문의 경우 신문사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신문사 지국을 방문하는 등 객관적 조사.확인을 거쳐 발행.발송.유료 부수를 일반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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