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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계 미국인들 2중고 시달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미 캘리포니아주 프리먼트에 사는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아지즈 오마르는 요즘 반(反)테러 캠페인을 준비 중이다.

형제들과 함께 오사마 빈 라덴의 얼굴에 '엑스(X)' 표시를 한 전단을 거리에서 나눠줄 작정이다. 자녀들이 학교에서 '테러리스트' 라는 놀림을 받고, 대낮에도 외출하기 두려운 현실을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18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아프가니스탄 출신 미국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인 1만여명이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는 프리먼트에선 보복 테러에 대한 우려 때문에 아예 문을 열지 않은 상점이 많다는 것이다. 영업을 하려면 성조기를 내걸고 '미국인' 임을 강조해야 하는 처지다.

그러나 이들은 대(對)아프가니스탄 공격을 대놓고 지지할 수도 없다.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데이비드 야르(경제학)교수는 "아프가니스탄 이민자 가운데 빈민층은 오랜 내전을 종식시키고 안전을 가져온 탈레반을 지지하고 있다" 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은 미국 서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3만여명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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