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석연찮은 판정이 중대한 실수 가져올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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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안양-전북전에서는 또한번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팽팽하던 경기의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35분 공격권을 가지고 있던 전북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최전방에 자리잡고 있던 박성배에게 공을 연결했다.

안양 김성일이 따라붙었지만 박성배가 교묘한 트래핑으로 완전히 제치고 안양 골키퍼 신의손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는 안양 문전을 향해 돌진할 때였다.

다급해진 김성일은 박성배의 몸을 잡고 늘어졌고,박성배는 상체를 비틀며 김성일을 뿌리쳤지만 이미 몸의 중심을 잃고 스피드가 떨어진 상태였다.

김성일이 고의로 파울을 낸 위치는 안양 골문에서 대략 30m 떨어진 지점으로 박성배가 방해를 받지 않고 돌진했다면 수문장 신의손과 일대일 대결에서 충분히 골을 기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뒤따라 현장으로 달려온 박종규 주심은 김성일에게 경고를 주는 선에서 판정을 마무리했다.

국가대표팀과 나이지리아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 1차전에서 최종 수비로 나섰던 김상식은 똑같이 최후방이 뚫린 상황에서 나이지리아 공격수를 잡아챈 파울로 즉시 퇴장 당해 대표팀은 남은 시간동안 힘겨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국제심판이 퇴장을 준 상황과 똑같은 장면에서 국내 심판은 경고로 넘어갔다.보기에 따라서는 경고가 합당한 판정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어정쩡한 판정에 익숙해진 대표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도 국내 프로축구에서와 같은 파울을 범할 때 월드컵과 같은 중요한 경기를 놓칠 수 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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