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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세계로 나가다/LG생명과학] 간세포 살리는 신약개발에 ‘파란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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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최근 새로운 개념의 세포보호물질 ‘네크록스(NecroX)를 개발해 제품화에 나서고 있다. LG생명과학이 서울아산병원과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는 네크록스는 기존 세포보호물질에 비해 획기적인 세포괴사(Necrosis) 억제 효과를 보인다. 독소나 스트레스로 인한 세포 사멸을 막고, 세포 생존능력의 증대·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를 동시에 나타내는 혁신적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네크록스는 현재 국제 특허 3건이 출원돼 있다. 세계적으로도 세포보호물질은 두 건 정도가 연구되고 있을 정도로 새로운 연구영역. 이 물질은 간절제술·간 이식·간경화 등 간질환, 심근경색 등 허혈성 질환을 치료하는 신약으로의 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또 뇌혈관 장벽을 투과할 수 있고 약동학적 성질이 우수해서 뇌졸중·루게릭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파란불을 켤 수 있다.

신약 이외에도 세포치료, 피부미용, 전문시약, 조직공학(인공장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생명과학은 간경화 등 손상된 세포를 살리는 세포보호물질 ‘네크록스’를 개발,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네크록스를 연구용 전문시약으로 출시해 제품화의 첫 문을 열었다. 이 시약은 우선 세포 괴사와 관련된 각종 질병 및 안티에이징(Anti-Aging) 중 피부미용 분야 연구에 적용될 예정이다. 네크록스의 신약개발 가능성은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개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간 수술 시 간세포의 손상을 막는 것으로 관찰됐다. 간의 이식·절제·색전술(암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화학물질을 이용해 차단) 등 간수술 시에는 혈액의 손실에 의한 간 기능의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간의 혈관을 묶어주는 수술을 한다. 이때 간의 혈액공급 부족(허혈)과 재관류(혈액의 흐름이 끊겼다가 다시 흐르는 것)로 인한 간세포가 손상된다. 서울아산병원의 간담도췌외과 박광민 교수팀은 개 실험에서 네크록스가 허혈성 재관류로 인한 간 손상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네크록스를 투입하지 않은 개는 간에 유입되는 혈류를 차단할 경우 예상대로 간이 손상됐다. 하지만 네크록스를 투여한 개는 간 손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관류 시의 간수치(ALT)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네크록스 투여군이 2.5~3배 정도의 억제 효과를 보였다. 쥐 실험에선 손상된 간 세포의 회복 효과가 관찰됐다. 간세포가 손상되면 2차적으로 간 섬유화와 간경변증으로 이어져 결국 간암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항바이러스제 이외에는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은 현재까지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네크록스는 간 섬유화와 간경변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뿐 아니라 손상된 간을 정상으로 되돌렸다.

간 손상 물질인 사염화탄소를 쥐에 8주간 투여해 간 섬유화와 간경화를 유도한 후 네크록스를 4주간 투여했다. 그 결과 12주 후 네크록스를 투여하지 않은 쥐는 간섬유화와 간경화가 더 악화한 반면 네크록스 투여 군은 손상된 간이 더 이상 악화하지 않고 정상 간의 상태로 돌아왔다.

LG생명과학은 앞으로 이같은 효과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임상센터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네크록스의 동물실험을 주도한 서울아산병원 박광민 교수는 “네크록스는 절제술, 장기이식, 색전술 등 허혈성 재관류 손상에 따른 질병뿐 아니라 심근경색, 뇌졸중, 퇴행성 뇌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생명과학은 세포 괴사와 관련된 난치성 질병 치료제의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세계 유수의 석학들에게 네크록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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